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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표면의 아주 작은 높낮이는 어떻게 기록할까? 3차원 표면 측정과 형상 기록

cho007 읽는 시간 약 30분

오래된 문화재의 표면을 가까이에서 보면 완전히 평평한 경우는 거의 없다.

도자기 표면에는 제작 과정에서 생긴 미세한 굴곡이 남아 있을 수 있고, 금속 문화재에는 가공 흔적이나 부식으로 만들어진 요철이 나타날 수 있다. 목재에는 도구가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을 수 있으며, 채색된 표면에서는 안료층과 바탕층의 미세한 높이 차이가 관찰되기도 한다.

이런 흔적 가운데 일부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규모일 수도 있다.

사진을 찍으면 표면의 색과 형태를 기록할 수 있지만 사진은 기본적으로 평면 이미지다. 빛과 그림자를 통해 울퉁불퉁한 정도를 짐작할 수는 있어도 실제로 어느 부분이 얼마나 높고 낮은지는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그렇다면 문화재 표면의 아주 작은 높낮이는 어떻게 기록할까?

보존과학에서는 표면의 높이 정보를 측정해 3차원 데이터로 만드는 여러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문화재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표면의 형태를 수치로 기록해 현재 상태를 남기고, 필요하다면 미래의 측정 결과와 비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목차

사진으로도 울퉁불퉁한 표면이 보이는데 왜 3차원 측정이 필요할까?

옆에서 빛을 비추면 작은 돌출부 뒤에 그림자가 생긴다.

이런 사광 사진을 이용하면 균열이나 표면 요철이 훨씬 잘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림자가 길다고 해서 돌출부가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다. 조명의 각도에 따라서도 그림자의 길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카메라 위치가 달라져도 표면의 모습은 달라진다.

사진은 “여기에 요철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데 매우 유용하지만 “주변보다 몇 마이크로미터 또는 몇 밀리미터 높다”는 정보를 직접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3차원 표면 측정은 여기에 높이 정보를 추가한다.

3차원 표면 데이터는 무엇을 기록하는 것일까?

쉽게 생각하면 문화재 표면 위에 아주 많은 점을 찍고 각각의 위치를 기록하는 것이다.

평면에서의 가로와 세로 위치뿐 아니라 높이 또는 깊이 정보까지 얻으면 표면의 입체적인 형태를 수치로 표현할 수 있다.

흔히 X, Y, Z 좌표로 생각할 수 있다.

X와 Y가 평면상의 위치라면 Z는 높이 방향의 정보를 나타낸다.

이런 점들이 충분히 촘촘하게 모이면 문화재 표면의 형상을 디지털 데이터로 재구성할 수 있다.

높이 정보가 있으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문화재 표면이 얼마나 거친지 비교할 수 있다.

특정 부분이 얼마나 돌출되어 있는지 살펴볼 수도 있다.

홈이나 긁힘의 깊이를 측정하거나 가공 흔적의 형태를 기록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보존처리 전후의 표면 변화를 비교하는 데 이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세척 전후 표면을 측정했을 때 단순히 색이 밝아졌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표면의 미세한 형태가 유지되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실제 적용 가능성은 문화재의 재료와 표면 상태, 사용하는 장비의 성능 등에 따라 달라진다.

문화재 전체를 3D로 만드는 것과 표면을 측정하는 것은 같은 일일까?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목적은 다를 수 있다.

건축물이나 조각처럼 비교적 큰 문화재의 전체 형태를 기록하는 3차원 스캔은 전체적인 형상과 치수를 남기는 데 초점을 둘 수 있다.

반면 미세한 표면 측정은 작은 영역의 높낮이와 거칠기, 가공 흔적 등을 훨씬 세밀하게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을 수 있다.

쉽게 비유하면 하나는 산 전체의 지형도를 만드는 작업이고, 다른 하나는 바위 표면의 작은 홈까지 측정하는 작업에 가깝다.

따라서 ‘3D 측정’이라는 같은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필요한 장비와 해상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해상도가 높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표면을 얼마나 세밀하게 구분해서 기록할 수 있는가와 관련된 개념이다.

큰 문화재의 전체 형태를 기록하는 장비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아주 작은 긁힘까지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미세한 표면을 매우 정밀하게 측정하는 장비는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는 범위가 작을 수 있다.

따라서 측정 목적에 맞는 공간적 해상도가 필요하다.

문화재 전체가 궁금한지, 작은 가공 흔적이 궁금한지에 따라 필요한 측정 규모가 달라지는 것이다.

점이 많으면 무조건 더 정확한 3D 데이터일까?

그렇지는 않다.

측정점이 많으면 더 세밀한 형태를 표현하는 데 유리할 수 있지만 점의 개수와 측정 정확도는 같은 개념이 아니다.

부정확하게 측정된 점을 아주 많이 모은다고 자동으로 정확한 표면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장비의 측정 원리와 보정 상태, 표면의 반사 특성, 진동, 측정거리 등 여러 조건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3차원 데이터에서는 점의 수뿐 아니라 각 점의 신뢰성과 측정조건도 중요하다.

점군이라는 말은 무엇일까?

3차원 측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점군이다.

영어로는 포인트 클라우드라고 한다.

말 그대로 공간에 많은 측정점이 모여 있는 데이터다.

각 점에는 위치정보가 들어 있으며 장비에 따라 색이나 반사강도 같은 추가 정보가 포함될 수도 있다.

점들이 충분히 모이면 문화재의 표면 형태를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점군 자체는 수많은 좌표의 집합이다.

우리가 화면에서 익숙하게 보는 매끄러운 3차원 모델을 만들려면 점들을 연결하거나 표면을 구성하는 추가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메시라는 것은 무엇일까?

점군의 점들을 연결해 작은 삼각형 등의 면으로 구성한 3차원 표면을 메시라고 부른다.

점들이 별처럼 흩어진 상태가 점군이라면 메시는 그 점들 사이에 표면을 만들어 문화재의 형태를 보다 연속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메시를 이용하면 화면에서 문화재를 회전시키거나 표면 형태를 확인하기 쉬워진다.

하지만 여기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측정되지 않은 부분을 소프트웨어가 임의로 메우는 과정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3D 모델에 구멍이 있으면 프로그램으로 메우면 되지 않을까?

보기 좋은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일부 빈 영역을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과학적 기록에서는 실제 측정값과 계산으로 보완된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

카메라나 센서가 보지 못한 부분에는 원래 데이터가 없다.

그 공간을 프로그램이 주변 형태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연결했다고 해서 실제 문화재가 반드시 그 모양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따라서 기록용 3차원 데이터에서는 어디까지가 실제 측정이고 어디부터가 보간이나 추정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3차원 측정은 문화재에 직접 닿아야 할까?

방법에 따라 다르다.

문화재 분야에서는 원본에 접촉하지 않고 표면 형상을 기록할 수 있는 광학적인 방법이 특히 유용할 수 있다.

빛을 문화재에 비추고 반사되거나 변형되어 돌아오는 정보를 이용해 거리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비접촉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문화재에 자동으로 안전한 것은 아니다.

강한 빛에 민감한 재료라면 사용하는 광원의 특성을 확인해야 하고, 장비를 문화재 가까이에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물리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레이저 스캐너는 표면을 어떻게 측정할까?

레이저를 이용한 거리 측정 방식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기본적인 개념은 장비에서 빛을 보내고 문화재 표면과의 거리를 계산하는 것이다.

많은 지점의 거리를 반복해서 측정하면 표면의 3차원 형태를 만들 수 있다.

대형 건축문화유산부터 조각과 유물까지 대상과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의 레이저 스캐닝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레이저 스캐너’라는 이름만으로 모든 장비의 성능이 같은 것은 아니다.

측정범위와 정밀도, 사용 파장, 표면에 대한 민감도 등이 장비마다 다르다.

구조광 방식은 무엇일까?

구조광은 일정한 패턴의 빛을 대상 표면에 투사하고 그 패턴이 표면의 높낮이에 따라 어떻게 변형되는지를 카메라로 관찰해 3차원 형태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평평한 곳에 줄무늬를 비추면 줄이 비교적 곧게 보인다.

하지만 울퉁불퉁한 표면에 비추면 줄무늬가 휘어진다.

이 변형을 분석하면 표면의 입체적인 형태를 계산할 수 있다.

복잡한 형태의 물체를 비교적 빠르게 기록하는 데 활용될 수 있지만 표면의 색과 반사 특성, 깊은 홈 등에 따라 측정이 어려운 부분이 생길 수 있다.

사진만 여러 장 찍어도 3D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데 사실일까?

가능하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촬영한 여러 사진에서 동일한 특징점을 찾아 카메라 위치와 대상의 3차원 구조를 계산하는 사진측량 방법이 활용될 수 있다.

문화재의 전체적인 형태를 기록하는 데 매우 유용할 수 있다.

별도의 복잡한 스캐너 없이 카메라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사진을 많이 찍는다고 자동으로 정확한 3D 모델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촬영 각도와 사진의 겹침 정도, 초점, 조명, 대상의 표면 특성, 크기 기준 등이 결과에 영향을 준다.

표면이 아무 무늬 없이 매끈하면 사진측량이 어려울까?

어려워질 수 있다.

사진측량은 여러 사진에서 같은 특징을 찾아 서로 연결해야 한다.

표면 전체가 매우 균일하고 특징이 거의 없다면 프로그램이 동일한 위치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표면에 자연스러운 문양과 질감이 충분하면 특징점을 찾기 쉬워질 수 있다.

문화재에 임의로 표시를 추가하는 것은 원본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대상에 직접 마커를 붙이거나 그리는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

검은색 문화재는 3차원 측정이 어려울 수 있을까?

광학 방식에서는 경우에 따라 어려울 수 있다.

매우 어두운 표면은 사용하는 빛을 충분히 반사하지 않아 센서가 신호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매우 반짝이는 금속 표면에서는 빛이 특정 방향으로 강하게 반사되어 데이터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투명하거나 반투명한 재료 역시 표면에서 단순하게 빛이 반사되지 않기 때문에 측정이 까다로울 수 있다.

즉 3차원 측정의 정확도는 형태뿐 아니라 재료의 광학적 특성에도 영향을 받는다.

반짝이는 금속에 가루를 뿌리고 측정하면 쉬워지지 않을까?

산업용 3차원 측정에서는 반사를 줄이기 위해 표면에 임시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문화재에 같은 방법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분말이나 코팅물질이 표면의 미세한 틈에 남거나 원래 표면과 반응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식층이나 채색층이 약한 문화재라면 제거 과정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

문화재 측정에서는 장비가 대상을 측정하기 쉽도록 원본을 바꾸는 것보다 원본에 적합한 측정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투명한 유리는 왜 측정하기 어려울까?

일부 광학 장비는 빛이 표면에서 반사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가정한다.

하지만 투명한 유리에서는 빛이 표면을 통과하거나 내부에서 굴절되고 여러 면에서 반사될 수 있다.

센서 입장에서는 어느 신호가 실제 표면 위치를 나타내는지 판단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투명문화재의 3차원 기록에는 재료 특성에 맞는 별도의 방법이 필요할 수 있다.

깊고 좁은 홈은 왜 데이터가 빠질까?

빛을 이용하는 장비는 기본적으로 빛이 들어갔다가 센서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

깊고 좁은 홈에서는 빛이 내부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반사된 빛을 센서가 볼 수 없을 수 있다.

이런 영역은 3차원 데이터에서 빈 공간으로 나타날 수 있다.

문화재를 여러 방향에서 측정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런 가려진 부분을 줄이기 위해서다.

한 방향에서 한 번만 스캔하면 안 될까?

단순한 평면이라면 충분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복잡한 입체 문화재에서는 한 방향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

사람의 얼굴을 정면에서 촬영하면 귀 뒤쪽을 볼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여러 방향에서 데이터를 얻고 서로 맞추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정합이라고 한다.

정합은 무엇을 하는 과정일까?

서로 다른 위치에서 측정한 3차원 데이터를 하나의 좌표계에 맞추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문화재의 앞면과 옆면을 따로 스캔했다면 두 데이터가 서로 겹치는 부분을 이용해 하나의 형태로 연결할 수 있다.

정합이 정확하지 않으면 같은 표면이 두 겹으로 보이거나 형태가 어긋날 수 있다.

따라서 여러 스캔을 많이 하는 것만큼 데이터를 정확하게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맞춰주면 정확하지 않을까?

자동 정합 기능은 매우 유용하지만 결과를 검토해야 한다.

반복되는 문양이나 비슷한 형태가 많으면 프로그램이 잘못된 부분을 같은 위치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겹치는 영역이 너무 적어도 정합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자동으로 계산된 결과라고 해서 무조건 정확하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3차원 측정에서도 최종 데이터의 품질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표면 높이를 색깔로 보여주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3차원 측정 결과에서는 높이를 색으로 표현한 지도를 만들 수 있다.

낮은 부분과 높은 부분을 서로 다른 색으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이를 이용하면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미세한 요철을 한눈에 파악하기 쉬워진다.

하지만 여기에서 사용하는 색은 문화재의 실제 색이 아니다.

높이 값을 보기 쉽게 시각화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지정한 색이다.

따라서 파란색 부분이 실제 문화재에서 파란색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은 손상된 곳일까?

반드시 그렇지 않다.

높이 지도에서 빨간색을 높은 영역, 파란색을 낮은 영역으로 설정했을 수 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반대로 설정할 수도 있다.

색은 데이터를 읽기 쉽게 만드는 표시일 뿐이다.

그래서 3차원 분석 이미지를 볼 때는 반드시 범례를 확인해야 한다.

과학적인 이미지는 화려한 색보다 그 색이 어떤 값을 의미하는지가 중요하다.

표면의 거칠기도 숫자로 나타낼 수 있을까?

가능하다.

표면의 높이 데이터를 이용하면 일정한 영역에서 높낮이 변화가 어느 정도인지 분석할 수 있다.

표면 거칠기를 나타내는 여러 지표가 사용될 수 있다.

다만 거칠기를 숫자 하나로 표현하면 복잡한 표면 형태의 많은 정보가 요약된다.

두 문화재가 비슷한 거칠기 값을 가지고 있어도 실제 표면 모양은 서로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수치와 함께 실제 3차원 형상과 측정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칠기 값이 커지면 문화재가 더 손상된 것일까?

항상 그렇지는 않다.

원래 제작 과정에서 거친 표면을 가진 문화재도 있다.

석재의 자연적인 입자 구조나 금속의 가공 흔적처럼 원래부터 존재했던 요철일 수도 있다.

반대로 마모가 진행되면 거친 표면이 오히려 평평해져 거칠기 값이 감소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거칠기 값의 증가와 감소를 단순하게 손상 정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처음 상태와 재료 특성, 변화 방향을 함께 봐야 한다.

세척 전후 표면을 비교하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세척은 오염을 제거하는 과정이지만 동시에 원래 표면을 가능한 한 보존해야 한다.

따라서 정밀한 표면 측정이 가능한 경우에는 세척 전후의 형상을 비교해 표면의 미세한 변화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래 존재하던 미세한 요철이 그대로 유지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두 데이터를 정확하게 같은 위치와 좌표로 맞추지 못하면 단순한 위치 차이를 표면 변화로 잘못 해석할 수 있다.

두 개의 3D 데이터를 겹치면 변화가 바로 보일까?

조건이 잘 맞는다면 차이를 계산할 수 있다.

과거 데이터와 현재 데이터를 같은 좌표계에 정렬하고 두 표면 사이의 거리를 계산하면 어느 부분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거나 낮아졌는지 시각화할 수 있다.

이런 방법은 표면 손실이나 변형을 추적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조건이 있다.

두 측정의 오차보다 실제 변화가 충분히 커야 한다.

0.1mm 차이가 발견되면 실제로 0.1mm가 닳았다는 뜻일까?

바로 그렇게 결론 내리면 안 된다.

사용한 장비의 측정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야 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데이터의 정합 과정에서 생긴 오차도 고려해야 한다.

표면의 반사 상태가 달라져 측정값이 변했을 가능성도 있다.

장비가 구분할 수 있는 범위와 비슷한 수준의 차이라면 실제 변화인지 측정 변동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숫자가 나온다는 것과 그 숫자가 의미 있는 변화라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정밀도가 높은 장비라면 아주 작은 변화도 모두 알 수 있을까?

정밀한 장비는 작은 변화를 조사하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장비 자체의 성능 외에도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문화재가 미세하게 움직일 수도 있고 장비가 설치된 바닥에 진동이 있을 수도 있다.

온도 변화가 측정 시스템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표면의 반사 특성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제조사가 제시한 장비 성능과 실제 문화재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측정 품질이 항상 완전히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진동이 그렇게 큰 문제가 될까?

미세한 높이를 측정할수록 작은 진동도 상대적으로 중요해질 수 있다.

사람이 걸어 다니면서 생기는 바닥 진동이나 장비 주변의 움직임이 정밀 측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매우 작은 영역을 높은 배율로 측정한다면 안정적인 장비 설치가 중요해질 수 있다.

문화재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측정 규모가 작아질수록 우리가 평소 무시하던 변화가 커진다.

문화재를 측정하기 위해 움직여도 될까?

문화재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측정하기 편한 방향으로 무리하게 돌리다가 오히려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대형 문화재는 이동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취약한 유물이라면 측정장비를 대상에 맞춰 배치해야 할 수 있다.

좋은 데이터보다 문화재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원칙은 3차원 측정에서도 같다.

미세한 표면 측정은 제작기법 연구에도 사용할 수 있을까?

활용 가능성이 있다.

110편에서 장인의 도구 흔적이 제작기술을 이해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살펴봤다.

3차원 표면 측정을 이용하면 이런 가공 흔적의 깊이와 간격, 형태 등을 정량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눈으로 ‘평행한 선이 있다’고 관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선의 형태를 수치화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다만 흔적의 형태만으로 특정 도구나 제작행위를 무리하게 확정해서는 안 된다.

글자가 닳아가는 것도 3차원으로 기록할 수 있을까?

조건이 적절하다면 가능하다.

비석이나 각인된 금속처럼 표면에 음각이나 양각이 있는 문화재에서는 글자와 주변 표면의 높이 차이를 기록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반복 측정을 하면 표면 손실 여부를 비교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풍화된 표면에서는 경계 자체가 불분명할 수 있고 측정오차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단순히 두 모델의 모양이 달라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침식량을 확정하지 않는다.

채색층의 두께도 표면 3D 측정으로 알 수 있을까?

표면에 단차가 드러나 있는 특정 조건에서는 높이 차이를 측정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표면에서 측정한 높이와 실제 채색층 전체 두께는 같은 개념이 아니다.

아래에 바탕층이 있을 수도 있고 표면 자체가 굴곡져 있을 수도 있다.

층의 정확한 두께를 알고 싶다면 단면 관찰이나 다른 분석법이 더 적합할 수 있다.

3차원 표면 측정은 보이는 표면의 형상을 기록하는 방법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균열의 깊이도 3D 스캔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

표면에서 열린 균열의 폭과 입구 형태는 기록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센서의 빛이 도달하지 않는 균열 내부까지 자동으로 측정되는 것은 아니다.

83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문화재 내부 균열의 깊이를 조사하는 문제는 표면 형상 측정과 별개의 어려움을 가진다.

3차원 표면 데이터에 깊은 검은 선이 보인다고 해서 균열의 내부 깊이를 그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진보다 3D 데이터가 항상 더 좋은 기록일까?

그렇지 않다.

3차원 데이터는 형태와 높이 정보를 기록하는 데 뛰어나지만 사진이 제공하는 색과 표면의 시각적 특징을 완전히 대신하지 못할 수 있다.

또한 3차원 데이터는 파일이 크고 처리 과정이 복잡할 수 있다.

특별한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할 수도 있다.

반면 사진은 비교적 빠르게 촬영할 수 있고 오랜 기간 축적된 기록체계가 있다.

따라서 보존과학에서는 하나의 기술이 다른 기술을 완전히 대체한다고 생각하기보다 필요한 정보를 서로 보완하도록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3D 모델에 사진을 입히면 모든 정보가 들어가는 것 아닐까?

3차원 모델 표면에 사진 이미지를 연결하면 형태와 색을 함께 보여줄 수 있다.

이를 텍스처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시각적으로 매우 사실적인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텍스처 이미지의 색은 촬영조건의 영향을 받는다.

또한 모델의 기하학적 해상도보다 사진의 질감이 훨씬 세밀하면 실제 3차원 요철이 없는 부분도 입체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사실적으로 보이는 모델과 정밀하게 측정된 모델은 반드시 같은 의미가 아니다.

화면에서 아주 정교해 보이면 정확한 3D 모델일까?

이것도 주의해야 한다.

3D 소프트웨어는 표면을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고 고해상도 사진을 입혀 매우 사실적인 모습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시각적인 사실감과 측정 정확도는 다르다.

형태 측정이 거칠더라도 좋은 사진을 입히면 정교하게 보일 수 있다.

반대로 매우 정확한 형상 데이터도 단순한 회색으로 표시하면 덜 사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과학적 기록에서는 ‘얼마나 진짜처럼 보이는가’보다 ‘얼마나 신뢰할 수 있게 측정되었는가’가 중요하다.

데이터를 매끄럽게 다듬으면 더 정확해질까?

측정 데이터에는 잡음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필터링이나 후처리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평활화는 실제 문화재 표면의 작은 특징까지 없앨 수 있다.

미세한 도구 흔적을 잡음으로 판단해 제거해버릴 수도 있다.

반대로 잡음을 실제 표면 요철로 남겨두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 처리에서는 무엇을 제거했고 어떤 조건을 사용했는지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본 데이터와 완성된 3D 모델 중 무엇을 보관해야 할까?

가능하다면 원본 측정자료의 보존이 중요하다.

처리된 3D 모델만 남으면 미래에 새로운 방법으로 데이터를 다시 분석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원본 점군과 측정조건, 처리과정에 대한 기록이 함께 있다면 이후 다른 연구자가 데이터를 재검토할 가능성이 커진다.

보기 편한 모델은 활용본이고 원자료는 과학적 기록의 기반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3D 데이터 파일은 사진보다 관리하기 어려울까?

경우에 따라 훨씬 복잡할 수 있다.

파일 용량이 매우 클 수 있고 여러 개의 파일이 하나의 모델을 구성하기도 한다.

특정 소프트웨어에서만 열리는 형식도 있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프로그램과 파일 형식이 바뀌면 현재의 데이터를 미래에 읽지 못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이 문제는 단순히 3차원 측정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보존의 문제로 이어진다.

139편에서 다시 자세히 살펴볼 주제다.

3차원 측정 결과를 출력해서 보관하면 되지 않을까?

출력된 이미지나 도면은 중요한 기록이 될 수 있지만 원래의 3차원 정보를 모두 담을 수는 없다.

3차원 데이터에서는 화면을 회전하거나 원하는 단면을 만들고 특정 위치의 높이를 다시 측정할 수 있다.

평면으로 출력하면 이런 정보 가운데 일부만 남는다.

따라서 장기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원본 디지털 데이터와 함께 필요한 시각화 자료를 보존하는 것이 좋다.

3D 프린터로 복제하면 원본의 모든 표면까지 재현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먼저 측정장비가 기록할 수 있는 해상도에 한계가 있다.

그다음 3D 프린터에도 출력 해상도와 재료 특성의 한계가 있다.

따라서 측정과 출력 과정에서 정보가 단계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원본의 색과 투명성, 광택, 재료 내부 구조, 무게감까지 형태 복제만으로 동일하게 재현할 수는 없다.

3차원 복제물은 특정 목적에서 유용할 수 있지만 원본 자체와 동일한 것은 아니다.

3차원 기록이 있으면 문화재가 훼손되어도 복원할 수 있을까?

형태에 관한 중요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3차원 형상 데이터가 있다고 해서 문화재의 모든 정보가 보존되는 것은 아니다.

문화재에는 재료의 조성과 제작기법, 내부 구조, 표면의 노화 흔적, 색층, 과거 수리 흔적 등 수많은 정보가 존재한다.

형태는 그중 하나다.

따라서 3D 데이터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원본의 손실을 보상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보존과학자는 어떤 기준으로 3차원 측정 방법을 선택할까?

가장 먼저 무엇을 알고 싶은지 정한다.

문화재 전체 형태를 기록하려는 것인지, 몇 센티미터 영역의 표면 변화를 측정하려는 것인지, 더 작은 미세 요철을 조사하려는 것인지에 따라 방법이 달라진다.

그다음 문화재의 재료와 표면 상태를 살펴본다.

반짝이는지, 투명한지, 매우 어두운지, 표면이 취약한지도 중요하다.

필요한 측정 범위와 해상도를 정하고 사용할 장비가 문화재에 안전한지도 확인한다.

측정 이후에는 데이터의 품질과 빈 영역, 오차 가능성을 검토한다.

결국 장비의 이름보다 조사 질문과 문화재의 특성이 먼저다.

같은 문화재를 몇 년 뒤 다시 측정하려면 무엇을 기록해야 할까?

사용한 장비와 측정조건뿐 아니라 문화재의 위치와 방향, 측정영역도 기록해야 한다.

미세한 표면을 비교한다면 같은 부분을 다시 찾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좌표 기준이나 형태적 기준점을 활용할 수 있고 전체 사진과 세부사진을 함께 남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데이터 처리 방식도 중요하다.

첫 번째 측정에서는 강한 평활화를 적용하고 두 번째에서는 원자료에 가까운 데이터를 사용한다면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워질 수 있다.

변화량을 계산할 때 기준면은 왜 중요할까?

높이를 말하려면 무엇을 기준으로 높고 낮은지를 정해야 한다.

문화재 표면이 원래 기울어져 있다면 단순한 Z 좌표만 비교했을 때 기울기 자체가 높이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분석 목적에 따라 기준면을 설정하거나 두 데이터의 위치와 방향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준면을 만드는 방법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분석 과정에서 어떤 기준을 사용했는지 기록해야 한다.

표면이 0.5mm 낮아졌다면 손실량도 0.5mm라고 말할 수 있을까?

조건이 충분히 통제되어 실제 변화라고 확인된다면 특정 위치에서 그 정도의 형상 변화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곧바로 재료가 정확히 그만큼 사라졌다고 단정하기 전에 다른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문화재 자체가 변형되었을 수도 있고 두 데이터의 정렬 차이가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표면에 있던 부착물이 제거된 결과일 수도 있다.

측정값을 물리적 현상으로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다.

아주 정밀한 측정을 하면 문화재의 미래 손상을 예측할 수 있을까?

한 번의 정밀 측정만으로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현재의 표면을 매우 정확하게 기록하더라도 앞으로 어떤 환경에 놓일지에 따라 변화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일한 방법으로 반복 측정한 자료가 쌓이면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장기 기록은 문화재의 위험을 평가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문화재 표면의 작은 높낮이는 어떻게 기록할까?

빛이나 카메라, 레이저 등의 광학적 원리를 이용해 문화재 표면의 수많은 위치에서 거리와 높이 정보를 얻고 이를 3차원 좌표로 기록할 수 있다.

점군이나 메시 형태의 데이터로 만들면 표면을 여러 방향에서 살펴볼 수 있고, 특정 영역의 높이 차이나 거칠기를 분석할 수도 있다.

반복 측정이 가능하다면 서로 다른 시기의 데이터를 비교해 표면 변화 여부를 조사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3차원 측정의 핵심은 화려한 입체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어떤 범위를 어느 정도의 정확도로 측정했는지, 측정되지 않은 부분은 어디인지,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무엇이 수정되었는지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점이 많다고 반드시 정확한 것도 아니다.

정교하게 보인다고 반드시 실제 문화재와 완전히 같은 것도 아니다.

3차원 데이터 역시 측정조건과 오차를 가진 과학적 기록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한 가지 더 큰 질문이 생긴다.

문화재의 형태를 수백만 개의 3차원 좌표로 기록하고 실제와 매우 비슷한 디지털 모델까지 만들었다면, 우리는 문화재를 충분히 보존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원본이 훼손되더라도 정밀한 3D 데이터만 남아 있다면 괜찮은 것일까?

다음 135편에서는 「문화재를 3D 스캔하면 원본을 대신할 수 있을까? 디지털 기록과 실물 보존의 차이」를 통해 아무리 정밀한 디지털 복제라도 원본 문화재와 같을 수 없는 이유를 살펴본다.

cho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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