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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표면에 하얀 가루가 생기는 이유는? 염류 결정과 문화재 손상

cho007 읽는 시간 약 23분

오래된 벽화나 석조문화재를 자세히 살펴보다 보면 표면에 하얀 가루가 붙어 있는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다.

처음 보면 먼지가 쌓였거나 석재가 오래되면서 자연스럽게 색이 바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손으로 살짝 털어내면 쉽게 없어질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문화재 표면에 나타난 하얀 가루가 단순한 먼지가 아니라면 어떨까?

그 정체가 문화재 내부에서 이동해 나온 ‘염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염류는 물에 녹아 문화재 내부를 이동하다가 환경이 변하면 다시 결정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단순히 표면을 하얗게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문화재의 표면을 밀어내고 가루화시키며 경우에 따라서는 원래 재료 자체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석재와 벽돌, 도자기, 벽화처럼 내부에 작은 기공을 가진 재료에서는 염류 문제가 중요한 손상 원인 가운데 하나다.

그렇다면 문화재에는 도대체 어디에서 소금이 들어오는 것일까?

그리고 하얀 가루를 깨끗하게 닦아내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61편에서는 문화재 내부에서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염류가 어떻게 표면의 손상으로 이어지는지 살펴본다.

목차

문화재에 생기는 염류란 무엇일까?

염류라고 하면 흔히 우리가 음식에 사용하는 소금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문화재 보존에서 말하는 염류는 한 종류의 물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여러 종류의 이온성 물질이 문화재 내부나 주변 환경에 존재할 수 있으며 조건에 따라 물에 녹았다가 다시 결정으로 나타날 수 있다.

문화재의 재료와 매장환경, 건축재료, 토양, 지하수, 대기오염 등에 따라 발견되는 염류의 종류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표면에 흰 결정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염이라고 바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그 물질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환경에서 움직이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다.

염류는 문화재 안으로 어떻게 들어갈까?

염류의 출처는 매우 다양하다.

땅속에 묻혀 있던 문화재라면 토양과 지하수에 포함된 이온이 내부로 들어왔을 수 있다.

바닷가나 해양 환경에서는 염분을 포함한 물이나 에어로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건축문화유산에서는 벽돌과 모르타르, 석재 같은 건축재료 자체에 염류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다.

주변에서 사용한 재료나 과거 보수재료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즉, 문화재 표면에서 발견된 염류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문화재와 주변 환경 사이에서 물질이 이동한 결과일 수 있다.

물이 없으면 염류도 움직이지 않을까?

염류 문제를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물이다.

많은 염류는 물에 녹을 수 있다.

비가 내리거나 지하수가 올라오고 결로가 발생하거나 높은 습도로 인해 재료 내부에 수분이 존재하면 염류가 용액 상태로 이동할 수 있다.

다공성 재료에는 육안으로 보기 어려운 수많은 작은 공간이 존재한다.

물은 이러한 기공을 따라 이동하면서 녹아 있는 이온을 함께 운반할 수 있다.

따라서 표면의 하얀 결정만 바라봐서는 염류 문제 전체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 뒤에는 수분의 이동이라는 과정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문화재 내부의 물은 왜 표면으로 올라올까?

다공성 재료에서는 모세관 현상에 의해 물이 작은 기공을 따라 이동할 수 있다.

건축물의 아래쪽에서 수분이 공급되는 경우 벽체 내부를 따라 물이 이동하면서 염류도 함께 운반할 수 있다.

표면에 도달한 물이 증발하면 물은 사라지지만 물속에 녹아 있던 물질은 그대로 남는다.

그 결과 표면에 결정이 만들어질 수 있다.

오래된 벽이나 석조문화재의 특정 높이까지 반복적으로 하얀 결정이나 표면 손상이 나타나는 경우 수분 이동 경로와 관련성을 조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얀 결정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물을 한 컵 떠놓고 소금을 녹였다고 생각해보자.

물이 충분할 때 소금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상태로 녹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물이 계속 증발하면 어느 순간 소금이 다시 결정으로 나타난다.

문화재 내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기공 속을 이동하던 염류 용액에서 수분이 증발하면서 염이 결정화된다.

이 결정이 문화재 표면에 나타나면 흰 가루나 결정층처럼 보일 수 있다.

이러한 표면 결정 현상을 백화와 관련해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염류가 반드시 문화재 표면에서 눈에 띄는 흰 결정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하얀 가루가 보이지 않으면 염류가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문화재 보존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결정이 더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물이 문화재 표면까지 이동한 뒤 증발하면서 염이 표면에 결정화하면 눈으로 발견하기 비교적 쉽다.

하지만 수분이 표면에 도달하기 전에 내부에서 증발한다면 염류 결정이 문화재의 기공 안쪽에서 형성될 수 있다.

겉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다가 어느 순간 표면이 들뜨거나 가루처럼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흰 결정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염류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소금 결정이 왜 돌을 깨뜨릴까?

작은 소금 알갱이가 단단한 돌을 손상시킨다고 하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문제는 결정이 만들어지는 위치다.

염류가 석재 내부의 매우 작은 기공에서 결정화되면서 주변 벽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재료 내부에 미세한 손상이 축적될 수 있다.

처음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표면이 약해지고 입자가 떨어지거나 얇은 층이 박리될 수 있다.

따라서 염류 손상은 표면에 붙어 있는 소금이 돌을 직접 녹이는 단순한 현상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재료 내부에서 반복되는 용해와 결정화가 핵심이다.

결정이 한 번 생기는 것보다 반복되는 것이 더 위험할까?

그럴 수 있다.

문화재가 한 번 젖었다가 완전히 안정된 상태로 유지되는 것과 계속해서 젖고 마르는 환경에 놓이는 것은 다르다.

물이 공급되면 염류가 다시 녹아 이동할 수 있다.

환경이 건조해지면 다시 결정이 형성된다.

이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되면 문화재 내부의 서로 다른 위치에서 결정화가 반복될 수 있다.

따라서 염류 문제에서는 현재 표면에 결정이 얼마나 많이 보이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수분과 습도 조건이 얼마나 반복적으로 변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습도가 바뀌기만 해도 염류가 움직일 수 있을까?

일부 염류는 주변 상대습도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특정 조건에서는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해 녹은 상태가 되거나 반대로 수분을 잃으면서 결정화할 수 있다.

따라서 직접 비를 맞지 않는 실내 문화재라고 해서 염류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환경 조건이 특정 범위를 반복해서 오간다면 염류의 상태가 계속 달라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염류가 확인된 문화재에서는 단순히 ‘습도를 낮게 유지한다’는 식의 접근보다 어떤 염류가 존재하는지와 그 염류가 환경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 문화재마다 염류 손상이 다르게 나타날까?

같은 양의 염류가 있다고 해도 모든 문화재가 똑같이 손상되는 것은 아니다.

재료의 기공 크기와 분포, 물이 이동하는 방식, 표면의 상태, 염류 종류와 농도, 주변 환경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매우 치밀한 석재와 기공이 많은 벽돌은 수분과 염류가 이동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같은 석재라도 풍화 정도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염분이 몇 퍼센트 이상이면 위험하다’는 하나의 숫자만으로 모든 문화재의 상태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석조문화재에서 염류는 어떻게 보일까?

석조문화재에서는 표면에 흰 결정이 나타나기도 하고 표면 입자가 가루처럼 떨어지거나 얇은 층이 벗겨지는 형태로 손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석재의 종류와 기공 구조에 따라 양상이 달라진다.

야외 문화재라면 비와 지하수, 토양, 해양 환경, 대기오염 등 여러 공급원을 함께 조사해야 할 수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같은 위치에서 손상이 발생한다면 단순히 떨어진 부분을 보수하는 것보다 그 위치로 수분과 염류가 어떻게 공급되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벽돌 문화재에서도 같은 문제가 생길까?

그렇다.

벽돌과 모르타르처럼 다공성이 큰 건축재료에서도 염류 이동과 결정화가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벽체 내부의 수분이 표면으로 이동하면서 염류를 운반하면 줄눈이나 벽돌 표면에 하얀 결정이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염류가 단순히 보기 싫은 흰 자국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결정화가 내부에서 반복되면 벽돌 표면이 약해지거나 가루화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건축문화유산의 백화를 미관 문제로만 취급해서는 안 된다.

벽화에도 염류가 위험할까?

벽화에서는 문제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벽체 내부에서 이동한 수분과 염류가 그림층 가까이까지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염류 결정이 바탕층이나 채색층 아래에서 만들어지면 표면을 밀어 올려 들뜸과 박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경우 흰 결정을 닦아내는 것보다 벽체의 수분 이동과 염류 분포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특히 취약한 채색층에서는 결정 제거 과정 자체가 원본 안료를 떨어뜨릴 위험도 있다.

56편에서 살펴본 세척의 딜레마가 염류 제거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발굴된 도자기에도 소금이 남아 있을까?

가능하다.

도자기는 단단해 보이지만 종류에 따라 내부에 기공이 존재할 수 있다.

오랫동안 토양이나 물속에 있었던 도자기라면 주변 환경의 용해성 물질이 내부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발굴한 뒤 환경이 갑자기 달라지면서 내부 수분이 증발하면 염류가 표면이나 기공 안에서 결정화할 수 있다.

따라서 발굴 직후의 문화재를 단순히 ‘흙을 씻어내고 말리는 물건’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매장환경에서 박물관 환경으로 이동하는 과정 자체가 큰 환경 변화이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나온 문화재는 염류 문제가 더 심할까?

해양 환경에 장기간 노출된 문화재에서는 염류 문제가 특히 중요할 수 있다.

바닷물에는 다양한 용존 이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화재의 재질과 매장 상태에 따라 염류가 내부에 침투할 수 있고 인양 이후 건조 과정에서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금속문화재에서는 염화물과 부식의 관계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따라서 해양 출토 문화재는 인양했다고 바로 세척하고 건조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에 맞는 안정화와 탈염 과정을 검토해야 한다.

72편과 74편에서 이 문제를 더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문화재 표면의 흰색은 모두 염류일까?

아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구분이다.

표면에 흰 가루가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염류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석재 자체가 풍화되어 밝은색의 광물 입자가 떨어지고 있을 수도 있다.

과거 보존처리에 사용된 재료가 열화하면서 흰색 물질을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곰팡이나 다른 생물학적 흔적이 밝게 보이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벽화에서는 원래 사용된 흰색 안료나 바탕재를 오염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56편에서 먼지와 안료를 구분해야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먼저 물질의 정체를 확인해야 한다.

손가락으로 문질러보면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문화재에서는 이런 확인 방법을 피해야 한다.

손으로 만지는 과정에서 취약한 원본 표면이 함께 떨어질 수 있고 피부의 수분과 기름, 오염물질이 문화재에 전달될 수도 있다.

특히 가루화된 석재나 들뜬 벽화 표면에서는 아주 작은 접촉도 손상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직접 문지르거나 긁어서 확인하는 것은 적절한 조사 방법이 아니다.

먼저 비접촉 관찰과 기록을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가 적절한 방법으로 시료를 조사해야 한다.

염류는 현미경으로 볼 수 있을까?

현미경은 표면의 결정 형태와 분포를 관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육안으로는 단순한 흰 가루처럼 보이는 물질도 확대하면 결정 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결정 모양만 보고 정확한 화학성분을 확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비슷한 형태를 가진 물질이 존재할 수 있고 여러 염류가 섞여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38편에서 살펴본 현미경 관찰과 마찬가지로 확대 관찰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지만 필요하면 다른 분석법과 함께 해석해야 한다.

염류의 종류를 분석할 수도 있을까?

가능하다.

문화재 보존에서는 필요에 따라 이온 성분이나 결정 물질을 조사할 수 있는 여러 분석법이 활용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소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이온이 존재하는지를 알면 가능한 공급원을 추적하거나 환경 변화에 대한 반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염류의 종류에 따라 습도 변화에 대한 거동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81편에서는 문화재 속 염류를 어떻게 조사하고 분석하는지를 보다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흰 가루를 털어내면 문제가 해결될까?

표면에 느슨하게 존재하는 염류를 제거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는 있다.

하지만 표면의 결정만 제거했다고 염류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다.

문화재 내부에 염류가 남아 있고 수분 공급이 계속된다면 다시 표면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깨끗하게 제거했는데 몇 달 뒤 같은 위치에 흰 결정이 다시 나타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반복되는 염류 문제에서는 ‘어떻게 닦을까?’보다 ‘왜 계속 생길까?’를 먼저 질문해야 한다.

물로 씻으면 소금이 녹아서 없어지지 않을까?

일반적인 물건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문화재에서는 매우 위험한 접근이 될 수 있다.

물을 사용하면 일부 염류를 녹일 수 있지만 동시에 염류를 문화재 내부의 다른 위치로 이동시킬 수도 있다.

또 문화재 자체가 물에 민감할 수 있다.

벽화의 안료와 결합재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도자기에 과거 복원재료가 존재할 수도 있다.

금속과 복합재료에서는 수분 자체가 다른 열화 반응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염류가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문화재를 물에 씻어서는 안 된다.

탈염은 무엇일까?

문화재 내부에 존재하는 용해성 염류를 줄이기 위한 처리를 넓게 탈염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문화재의 재질과 상태에 따라 여러 접근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인 목적은 내부의 문제성 염류를 안전한 범위에서 줄이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표현은 ‘완전히 없애기’보다 ‘안전한 범위에서 줄이기’다.

모든 염류를 100% 제거하려는 과정에서 오히려 원본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 보존에서는 제거 효과와 처리 위험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탈염은 한 번에 끝날까?

문화재와 방법에 따라 반복적인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내부 깊숙한 곳의 염류가 외부로 이동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리 과정에서 용액의 상태나 이온 농도 등을 확인하면서 진행 정도를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화재마다 구조와 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특정 횟수만 반복하면 된다는 식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탈염 역시 문화재 상태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계획해야 하는 보존처리다.

표면의 염류를 모두 제거하면 문화재가 다시 단단해질까?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이미 염류 결정화로 인해 석재나 벽돌의 입자 사이 결합이 약해졌다면 염류를 제거한다고 사라진 구조가 자동으로 복구되는 것은 아니다.

표면의 염류 제거와 약해진 재료의 안정화는 서로 다른 문제일 수 있다.

따라서 보존처리에서는 원인을 줄이는 것과 이미 발생한 손상을 안정화하는 것을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

문화재 보존이 단순한 청소가 아닌 이유다.

강화제를 바르면 가루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까?

표면이 가루화된 문화재를 보면 무언가를 발라 단단하게 만들고 싶어질 수 있다.

하지만 내부에 염류와 수분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표면만 강화하면 새로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처리재료가 기공 구조와 수분 이동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염류가 결정화되는 위치가 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표면 강화에 앞서 손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만 고정한다고 원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염류의 출처부터 막는 것이 중요한 이유

문화재 내부의 염류를 어렵게 줄였더라도 외부에서 계속 새로운 염류와 수분이 들어오면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

건축문화유산에서 지붕 누수나 지하수 상승이 원인이라면 수분 공급 경로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해안 환경이라면 염분이 포함된 에어로졸의 영향을 검토해야 할 수 있다.

과거에 사용한 보수재료가 원인이라면 그 재료의 상태도 조사해야 한다.

즉, 염류 보존은 문화재 표면만 바라보는 작업이 아니라 문화재와 주변 환경 전체를 조사하는 과정이다.

왜 같은 벽에서 특정 부분만 하얗게 변할까?

수분이 모든 영역에서 동일하게 이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균열과 줄눈, 서로 다른 재료의 경계는 물이 이동하는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햇빛과 바람을 받는 정도에 따라 증발 속도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한쪽에서는 표면에 염류가 결정화되고 다른 영역에서는 내부에서 결정화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손상 지도를 작성해 염류와 박락, 수분 흔적의 위치를 함께 비교하면 문제의 경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비가 온 뒤 하얀 가루가 많아졌다면 중요한 단서일까?

그럴 수 있다.

강우 이후 새로운 결정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빗물이나 주변 수분 이동과의 관계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관찰만으로 원인을 확정해서는 안 된다.

계절과 기상조건, 상대습도, 문화재 표면 상태를 장기간 기록하면서 패턴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재 손상은 특정 순간의 사진보다 시간에 따른 변화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 기록이 왜 중요할까?

염류 결정은 환경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질 수 있다.

어느 날에는 하얀 결정이 뚜렷하지만 습도가 달라지면 모습이 변할 수도 있다.

따라서 발견 위치와 범위, 형태를 사진으로 남기고 날짜와 당시 환경 조건을 함께 기록하면 변화 패턴을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된다.

58편에서 3D 기록을 이용해 문화재의 형태 변화를 비교했던 것처럼 염류 문제에서도 반복 기록은 매우 중요하다.

같은 위치에서 같은 조건으로 촬영한 사진이 몇 년 뒤 중요한 보존 자료가 될 수 있다.

AI가 염류 손상도 찾아낼 수 있을까?

59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AI와 이미지 분석 기술은 반복 촬영한 문화재 사진에서 변화가 의심되는 영역을 선별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표면의 백화 영역이 점차 넓어지는지 또는 박락 영역이 증가하는지를 자동으로 비교하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진에서 흰 영역이 증가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염류 때문이라고 AI가 확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명 변화와 표면 먼지, 다른 백색 물질을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AI 역시 원인을 판단하는 도구라기보다 조사해야 할 영역을 빠르게 찾는 보조수단에 가깝다.

염류 문제도 예방할 수 있을까?

완전히 차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위험을 줄일 수는 있다.

핵심은 불필요한 수분 공급과 급격한 환경 변화를 관리하는 것이다.

건축문화유산에서는 누수와 배수, 지면 수분의 이동을 살펴봐야 한다.

박물관 문화재라면 수장과 전시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발굴문화재에서는 매장환경에서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건조가 어떤 영향을 줄지 고려해야 한다.

염류가 이미 존재한다면 그 염류가 다시 움직이고 결정화할 수 있는 조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

하얀 가루는 문화재가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

문화재 표면에 나타난 작은 흰 결정은 단순히 보기 싫은 얼룩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뒤에는 문화재 내부를 이동하는 수분과 염류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표면의 결정은 내부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물질 이동이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타난 결과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보존과학자는 흰 가루를 발견했다고 곧바로 닦아내지 않는다.

먼저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기록한다.

수분은 어디에서 공급되는지 살펴본다.

문화재 내부에서 결정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도 생각한다.

그리고 제거했을 때의 위험과 그대로 두었을 때의 위험을 비교한다.

문화재 표면에 하얀 가루가 생기는 이유는?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문화재 내부 또는 주변에 존재하던 용해성 염류가 수분과 함께 이동하고 환경 변화에 따라 결정화하면서 나타나는 경우를 중요한 가능성으로 살펴봐야 한다.

특히 다공성 석재와 벽돌, 벽화, 도자기 등에서는 반복적인 염류 결정화가 표면 가루화와 박락, 재료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눈에 보이는 흰 결정은 문제의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표면의 가루를 제거해도 내부에 염류가 남아 있고 수분 공급이 계속된다면 같은 문제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좋은 보존은 하얀 가루를 얼마나 깨끗하게 없앴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다.

왜 그 가루가 생겼는지를 찾아내고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60편에서 미래의 보존과학은 손상이 발생한 뒤 치료하는 것보다 손상이 시작되기 전에 위험을 발견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살펴봤다.

문화재 표면에 나타난 작은 흰 결정 하나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도 바로 그런 예방적 보존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문화재 표면이 하얗게 변하는 것과 반대로 검게 변하는 경우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오래된 석조문화재와 건축물에서 발견되는 검은색 표면은 단순히 먼지와 매연이 쌓인 결과일까?

아니면 대기오염물질과 석재가 반응하면서 새로운 물질층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까?

62편에서는 석조문화재가 검게 변하는 이유와 흑색오염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본다.

cho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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