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은 물을 마실까? 석조문화재 속 수분과 모세관 현상의 과학
비가 그친 뒤 오래된 석탑이나 돌담을 바라보면 신기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부분은 금방 밝은 색으로 돌아오는데, 어떤 부분은 한참 동안 짙은 색을 유지한다.
땅과 가까운 아래쪽만 유난히 축축해 보이는 경우도 있다.
단단한 돌인데 물이 안으로 들어간 것일까?
우리는 흔히 돌을 물이 통하지 않는 단단한 재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석재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빈 공간이 존재한다.
이러한 공간을 통해 물이 들어가고 이동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물이 단순히 돌을 적셨다가 사라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은 돌 내부로 염류를 운반할 수 있고 온도가 내려가면 얼 수도 있으며, 주변 환경과 반응하면서 석재의 열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석조문화재 보존에서는 단순히 “비를 맞았는가?”만 살펴보지 않는다.
물이 어디에서 들어왔고, 돌 내부에서 어떻게 움직이며,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68편에서 비와 바람 등 외부 환경이 석조문화재의 풍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한 단계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보자.
돌 속으로 들어간 물은 어디로 이동할까?
목차
돌에도 빈 공간이 있을까?
있다.
석재를 아주 자세히 살펴보면 광물 입자와 입자 사이, 미세한 균열과 조직 내부에 다양한 크기의 빈 공간이 존재할 수 있다.
이를 공극이라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치밀한 돌도 미세한 수준에서는 완전히 빈틈없는 구조가 아닐 수 있다.
공극의 양과 형태, 연결 정도는 석재마다 다르다.
어떤 돌은 물이 비교적 쉽게 침투할 수 있고, 어떤 돌은 상대적으로 물의 이동이 제한적일 수 있다.
따라서 같은 비를 맞더라도 모든 석조문화재가 같은 방식으로 젖고 마르는 것은 아니다.
석재의 종류와 조직은 수분 거동을 이해하는 중요한 조건이다.
공극률이란 무엇일까?
공극률은 재료 전체 부피에서 빈 공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공극이 많다면 물이나 공기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도 많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공극률이 높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물의 이동 속도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공극의 크기와 형태가 다르고 서로 연결되어 있는 정도도 다르기 때문이다.
커다란 빈 공간 몇 개가 존재하는 돌과 아주 작은 공극이 복잡하게 연결된 돌은 같은 공극률을 가지고 있어도 물이 이동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석조문화재에서는 단순히 공극의 양뿐 아니라 공극 구조가 중요하다.
돌은 정말 물을 빨아들일까?
조건에 따라 그렇다.
마른 천이나 종이의 한쪽 끝을 물에 대면 물이 위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느다란 공간에서 액체가 이동하는 이러한 현상과 관련해 자주 등장하는 것이 모세관 현상이다.
석재 내부의 미세한 공극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면 물이 그 공간을 따라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돌 전체를 물속에 담그지 않아도 물과 접촉한 부분에서 수분이 내부로 퍼질 수 있다.
야외 석조문화재에서 지면과 가까운 부분의 수분 관리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물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 수도 있을까?
가능하다.
비가 직접 닿지 않는 부분인데도 석재 아래쪽이 지속적으로 축축한 경우가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일 수 있지만 지반의 수분이 석재 내부의 연결된 공극을 따라 이동하는 현상도 고려할 수 있다.
이를 흔히 모세관 상승과 연결해 설명한다.
특히 석조 건축물의 기초나 벽체처럼 토양과 가까운 구조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즉, 문화재를 보호한다고 위에 지붕을 설치했다고 해서 모든 수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물은 위에서 떨어지는 비뿐 아니라 아래와 옆에서도 들어올 수 있다.
돌의 표면만 말랐다면 내부도 마른 것일까?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다.
표면의 물은 햇빛과 바람의 영향을 받아 비교적 빠르게 증발할 수 있다.
하지만 공극 깊숙이 들어간 수분은 표면보다 천천히 빠져나올 수 있다.
겉으로는 마른 돌처럼 보여도 내부에는 수분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차이는 보존처리에서도 중요하다.
석재 내부에 수분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표면에 특정 재료를 적용하면 내부 수분의 이동과 건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외관만 보고 석재의 건조 상태를 판단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물은 왜 석조문화재에 문제가 될까?
물 자체가 언제나 돌을 즉시 파괴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물이 여러 열화 과정에 관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분은 용해 가능한 물질을 이동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돌 내부나 토양, 모르타르, 주변 환경에서 유래한 염류가 물에 녹아 이동할 수도 있다.
물이 증발하면 녹아 있던 물질이 다시 결정으로 남을 수 있다.
추운 환경에서는 공극 속 수분의 동결과 해동이 반복될 수도 있다.
생물의 성장에도 수분은 중요한 조건이 된다.
즉, 물은 하나의 손상 형태라기보다 여러 열화 반응을 연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보는 편이 적절하다.
물은 돌 속에서 무엇을 운반할까?
눈에 보이지 않는 수분 이동이 위험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물이 혼자 움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에는 다양한 이온과 용해성 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
이 물이 공극을 따라 이동하면 용해된 물질도 함께 이동할 수 있다.
그리고 물이 표면이나 특정 위치에서 증발하면 그곳에 물질이 남는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석재의 특정 부분에 염류가 집중될 수 있다.
그래서 석조문화재에서 하얀 가루나 결정이 나타났다면 단순히 표면만 닦아내고 끝낼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 물질이 어디에서 왔고 수분이 어떤 경로로 이동하고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
이 문제는 다음 편에서 다룰 염류 결정화와 소금 풍화의 핵심으로 이어진다.
비를 한 번 맞는 것보다 계속 젖었다 마르는 것이 더 문제일까?
상황에 따라 반복적인 습윤과 건조가 중요한 열화 요인이 될 수 있다.
돌이 젖으면 공극 안으로 수분이 들어간다.
환경이 건조해지면 다시 증발한다.
이 과정에서 용해성 물질이 이동하고 특정 위치에 농축될 수 있다.
재료에 따라 수분 변화와 함께 미세한 물리적 변화가 반복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문화재 보존에서는 단순히 현재 젖어 있는지뿐 아니라 얼마나 자주 젖고 마르는가도 중요하다.
햇볕이 강하면 빨리 말라서 좋은 것 아닐까?
항상 그렇지는 않다.
햇빛을 받으면 표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물의 증발이 빨라질 수 있다.
하지만 급격한 건조가 언제나 문화재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특히 물속에 염류가 녹아 있다면 증발이 일어나는 위치에 염류가 농축될 수 있다.
또 문화재의 한쪽은 햇빛을 받고 다른 쪽은 그늘에 있다면 건조 속도도 달라진다.
이 때문에 하나의 석조문화재 안에서도 수분 분포가 균일하지 않을 수 있다.
그늘진 부분이 오래 젖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햇빛과 바람이 적게 닿는 부분에서는 증발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릴 수 있다.
건축물의 북향 면이나 돌의 아래쪽, 구조물 안쪽, 지면 가까운 부분 등에서는 수분이 더 오래 유지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주변에 식생이 많거나 공기 흐름이 제한된 경우에도 건조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런 미세환경 차이는 같은 문화재에서도 부분마다 서로 다른 풍화 양상이 나타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된다.
균열이 있으면 물이 더 쉽게 들어갈까?
그럴 수 있다.
미세한 공극뿐 아니라 눈에 보이는 균열도 수분 이동 경로가 될 수 있다.
균열을 따라 빗물이 들어가면 문화재 내부의 더 깊은 부분까지 수분이 도달할 수 있다.
문제는 수분이 다시 빠져나오는 경로가 항상 들어간 경로와 같거나 충분히 빠르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균열 내부에 물이 오래 머물거나 주변 재료로 퍼질 수도 있다.
따라서 석조문화재의 균열은 단순히 ‘갈라진 선’으로만 기록하지 않는다.
수분 침투와 연결되는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돌과 돌 사이의 틈도 중요할까?
매우 중요하다.
석조 건축문화유산은 하나의 거대한 돌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여러 석재와 줄눈, 모르타르, 기초 구조 등이 결합되어 있을 수 있다.
재료마다 물을 흡수하고 이동시키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접합부 주변에서 수분 거동이 달라질 수 있다.
보수 과정에서 새롭게 사용한 모르타르의 성질이 기존 석재와 크게 다르다면 예상하지 못한 수분 이동이 나타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석조문화재의 수분 문제는 돌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구조 전체를 살펴봐야 한다.
시멘트로 틈을 단단하게 막으면 물도 못 들어오지 않을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럴 것 같지만 문화재에서는 더 복잡하다.
특정 부분을 매우 치밀한 재료로 막으면 그 부분으로 들어오는 물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내부에 존재하는 수분이 빠져나가는 경로까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또 물이 기존 경로를 이용하지 못하고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위치에 집중될 수도 있다.
보수재료와 원래 석재의 물리적 특성이 크게 다르면 경계부에서 새로운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래서 보수재료는 단순히 강하고 방수가 잘되는지만 보고 선택해서는 안 된다.
방수제를 바르면 가장 확실하지 않을까?
석조문화재에 물이 문제라면 표면을 완전히 방수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보존에서는 훨씬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표면 처리제가 석재의 색과 광택을 변화시킬 수 있고 공극 구조와 수증기 이동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시간이 지나 처리제가 열화했을 때 제거가 어려울 수도 있다.
또 수분의 주요 유입 경로가 지면이나 구조 내부라면 표면 처리만으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먼저 물이 어디에서 들어오는가를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가 오는 방향도 중요할까?
그렇다.
야외 문화재는 모든 면이 동일한 양의 비를 맞는 것이 아니다.
바람을 동반한 비는 특정 방향의 표면을 더 많이 적실 수 있다.
처마와 돌출부가 있는 구조에서는 물이 흘러내리는 경로도 달라진다.
균열과 홈을 따라 물이 집중될 수도 있다.
그래서 석조문화재의 상태를 조사할 때 손상 위치와 함께 방향, 지형, 배수 조건 등을 기록하면 원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붕을 씌우면 수분 문제는 해결될까?
직접적인 강우를 줄이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볼 수는 없다.
지반 수분이 계속 올라오거나 옆에서 빗물이 흘러들어오면 문화재 내부의 수분 문제는 남을 수 있다.
보호시설 때문에 공기 흐름과 햇빛 조건이 달라져 건조 방식이 바뀔 수도 있다.
따라서 보호시설을 설치한 뒤에도 실제 문화재 주변 환경이 어떻게 변했는지 관찰해야 한다.
배수가 왜 문화재 보존에서 중요할까?
야외 석조문화재에서는 물이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만큼 들어온 물이 머물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화재 주변에 빗물이 고이거나 지반의 배수가 좋지 않다면 석재가 장시간 수분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기초 부분이 지속적으로 습한 환경에 놓이면 수분이 반복적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문화재 자체의 표면 처리보다 주변 지형과 배수 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예방적 보존이 문화재에 직접 손대는 작업만을 의미하지 않는 이유다.
수분은 어떻게 측정할까?
석조문화재의 수분 상태를 조사하는 방법은 목적과 대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표면 상태를 반복적으로 관찰하고 사진으로 기록하는 기본적인 방법부터 환경의 온도와 상대습도를 측정하는 방법까지 다양하다.
필요한 경우 재료 내부의 수분 상태를 추정하거나 비교하기 위한 측정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측정값 하나만 보고 문화재 전체의 수분 상태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표면과 내부가 다를 수 있고 위치에 따라서도 값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숫자보다 위치와 시간에 따른 변화를 함께 보는 것이다.
비가 온 다음 날 조사하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강우 직후부터 건조될 때까지 문화재의 상태를 반복적으로 관찰하면 물이 어디에서 오래 머무르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부분이 먼저 젖는지, 어떤 부분이 마지막까지 어두운 상태를 유지하는지 비교할 수 있다.
균열이나 접합부 주변이 유난히 오래 젖어 있다면 수분 이동 경로를 의심해볼 수도 있다.
한 번의 사진보다 시간에 따른 연속적인 기록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이유다.
적외선 열화상으로 수분을 볼 수 있을까?
표면 온도 차이를 이용하는 열화상 조사가 수분 상태를 파악하는 데 단서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수분의 존재와 증발 과정은 표면 온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화상에서 온도가 다르게 나타났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수분 때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햇빛과 그늘, 재료 차이, 표면 상태, 바람 등 다양한 요소가 온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조사 결과와 함께 해석해야 한다.
수분이 많으면 이끼가 생기는 것일까?
수분은 생물 성장에 중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다.
석재 표면에 이끼와 조류, 지의류 등 다양한 생물이 나타날 수 있으며 주변의 습윤 조건이 이들의 성장과 관련될 수 있다.
하지만 생물의 존재만으로 단순히 “물이 많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빛과 온도, 표면 특성, 영양물질 등 여러 조건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생물이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 역시 종류와 상태에 따라 다르게 평가해야 한다.
겨울에는 돌 속의 물이 얼까?
기온이 충분히 낮아지면 석재의 공극과 균열에 존재하는 수분이 동결과 관련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얼고 녹는 과정이 반복되는 환경에서는 석재의 열화와 연결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모든 돌이 같은 정도로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공극 구조와 수분량, 온도 조건, 석재의 특성 등이 함께 작용한다.
따라서 단순히 “겨울이면 돌이 얼어서 깨진다”고 설명하는 것보다는 어떤 조건에서 동결과 해동이 반복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물을 완전히 없애면 돌을 영원히 보존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야외 석조문화재에서 물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어렵다.
또 문화재 보존의 목표를 단순히 모든 수분을 제거하는 것으로 설정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문화재에 위험한 방식으로 수분이 공급되고 머무르는 상황을 줄이는 것이다.
배수 불량을 개선하고 빗물이 특정 부분에 집중되지 않도록 관리하며 균열과 구조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
수분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원인을 찾아야 하는 이유
석조문화재 아래쪽이 축축하다고 생각해보자.
원인은 지반 수분일 수도 있다.
빗물이 구조 내부로 들어와 아래쪽으로 이동했을 수도 있다.
배수관의 문제나 주변 지형 때문에 물이 집중되고 있을 수도 있다.
단순히 젖은 표면에 방수제를 바르면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 물의 이동 경로만 바꾸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보존과학에서는 증상보다 원인을 먼저 찾는다.
같은 문화재에서도 물의 이동이 다른 이유
석조문화재는 오랜 시간 풍화되면서 모든 부분이 동일한 상태를 유지하지 않는다.
어떤 부분에는 균열이 많고 다른 부분은 상대적으로 치밀할 수 있다.
과거에 보수된 영역도 있을 수 있다.
표면에 형성된 풍화층과 오염층 역시 물의 흡수와 건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하나의 문화재에서도 물이 들어가는 속도와 빠져나오는 속도가 위치마다 다를 수 있다.
이 차이를 지도처럼 기록하면 손상이 특정 영역에 집중되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분 기록은 왜 장기간 남겨야 할까?
석조문화재의 수분 상태는 날씨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장마철과 건조한 계절의 상태가 다르고 강한 비가 내린 직후와 며칠이 지난 뒤의 상태도 다르다.
한 번의 조사만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파악하기 어렵다.
여러 계절과 강우 상황에서 기록을 축적하면 반복적으로 젖는 부분과 잘 마르지 않는 영역을 찾을 수 있다.
보존에서 중요한 것은 순간의 상태뿐 아니라 변화의 패턴이다.
돌은 물을 마실까?
엄밀하게 말하면 돌이 살아 있는 생물처럼 물을 마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석재 내부에는 다양한 공극과 균열이 존재할 수 있고 이 공간을 통해 물이 흡수되고 이동할 수 있다.
겉으로 단단해 보이는 돌 안에서도 수분은 끊임없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은 움직임은 장기간에 걸쳐 문화재의 상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물이 염류를 운반하고, 반복적인 습윤과 건조가 일어나며, 추운 환경에서는 동결과 해동에 관여할 수 있다.
생물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에도 수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석조문화재를 보존할 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비를 막는 것이 아니다.
물이 어디에서 들어와 어디로 이동하고 어디에서 증발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문화재 표면의 젖은 흔적은 단순한 얼룩이 아니라 돌 내부에서 일어나는 수분 이동을 보여주는 단서일 수 있다.
그래서 좋은 보존은 젖은 돌을 무조건 말리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왜 젖었는지를 찾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렇다면 돌 속으로 들어간 물에 소금과 같은 염류가 녹아 있다면 어떻게 될까?
물은 증발하지만 소금은 사라지지 않는다.
공극 안에 남은 아주 작은 결정이 반복해서 만들어지고 커진다면 단단한 돌도 안쪽에서부터 부서질 수 있을까?
다음 70편에서는 「돌에서 하얀 가루가 생기는 이유는? 염류 결정화와 소금 풍화의 과학」을 통해 석조문화재를 내부에서 손상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현상을 살펴본다.
cho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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