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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바람은 돌 문화재를 어떻게 깎아낼까? 석조문화재 풍화의 과학

cho007 읽는 시간 약 18분

수백 년 동안 야외에 서 있는 석탑을 생각해보자.

비가 내리면 돌은 젖고 햇빛이 비치면 다시 마른다. 겨울에는 표면의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기도 하고 여름에는 뜨거운 햇빛을 그대로 받는다.

바람이 불면 먼지와 작은 입자가 날아와 표면에 부딪히고 공기 중의 오염물질도 문화재와 접촉한다.

이런 일이 하루나 이틀 반복된다고 해서 단단한 돌이 갑자기 무너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100년, 500년, 1,000년 동안 반복된다면 어떨까?

우리가 흔히 매우 단단하다고 생각하는 돌도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재료가 아니다.

야외에 놓인 순간부터 주변 환경과 끊임없이 반응하며 아주 천천히 변한다.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는 핵심 개념 가운데 하나가 바로 ‘풍화’다.

풍화는 단순히 돌이 낡는 현상일까?

풍화는 암석과 광물이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큰 돌이 갈라질 수도 있고 표면에서 작은 알갱이가 떨어져 나갈 수도 있다.

광물이 물과 반응하면서 다른 물질로 변하기도 한다.

67편에서 살펴본 이끼와 지의류 같은 생물이 표면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도 넓게 보면 생물학적 풍화와 연결해 생각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풍화가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와 온도, 수분, 염류, 대기오염, 생물 등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복합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돌은 단단한데 어떻게 물이 들어갈까?

겉으로 보면 돌은 빈틈이 없는 덩어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확대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암석은 여러 광물 입자가 모여 만들어져 있으며 입자 사이에는 매우 작은 공극과 균열이 존재할 수 있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공간을 통해 물이 내부로 이동할 수 있다.

암석 종류에 따라 공극의 크기와 연결 구조도 다르다.

따라서 같은 양의 비를 맞더라도 모든 석조문화재가 똑같이 젖고 똑같은 속도로 마르는 것은 아니다.

이 작은 차이가 수백 년 뒤에는 큰 보존 상태의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

비를 맞는 것 자체가 돌을 녹일까?

물은 단순히 표면을 적시는 역할만 하지 않는다.

암석을 구성하는 일부 광물은 물과 화학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특히 빗물에는 대기 중의 여러 물질이 녹아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순수한 물과 완전히 같은 조건이라고 볼 수 없다.

석회암이나 대리석처럼 탄산칼슘을 주성분으로 하는 석재는 물의 화학적 조건에 따라 표면이 조금씩 용해될 가능성이 있다.

한 번의 비로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런 반응이 오랜 시간 반복되면 표면의 조각이나 글씨가 점차 흐려질 수 있다.

산성비가 문화재를 녹인다는 말은 사실일까?

산성화된 강수는 특정 석재의 화학적 풍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기오염물질이 물과 반응하면 강수의 화학적 성질이 달라질 수 있고, 이러한 물이 석재 표면과 반복적으로 접촉하면 일부 광물의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탄산염 계열 석재에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야외 석조문화재의 손상을 모두 산성비 하나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석재 종류와 미세구조, 강수량, 건조 조건, 오염물질, 염류, 생물 등 여러 요소가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보존과학에서는 눈에 보이는 손상 하나를 보고 원인을 하나로 단정하지 않는다.

젖었다 마르는 것만 반복해도 문제가 될까?

그럴 수 있다.

비를 맞은 돌은 물을 흡수하고 이후 주변 환경이 건조해지면 다시 수분을 잃는다.

이러한 습윤과 건조의 반복은 내부 물질의 이동과 연결될 수 있다.

특히 물에 녹아 있는 염류가 있다면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물이 돌 내부로 이동하면서 염류도 함께 이동하고, 물이 증발하면 염류가 특정 위치에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물이 들어왔다가 다시 말랐으니 괜찮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돌 안에 소금이 왜 들어 있을까?

바닷가 근처라면 해염 입자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토양과 접촉하는 구조물에서는 지하수나 토양을 통해 염류가 이동할 수도 있다.

과거에 사용된 건축재료나 보수재료가 염류의 공급원이 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물이 이러한 염류를 녹여 석재 내부로 운반한다.

그리고 물이 증발하면 소금 결정이 남는다.

문제는 이 결정이 단순히 하얗게 보이는 얼룩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소금 결정이 돌을 깨뜨릴 수도 있을까?

조건에 따라 가능하다.

석재의 미세한 공극 안에서 염류가 결정화하거나 상태가 변화하면 주변에 물리적인 압력을 줄 수 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표면이 가루처럼 떨어지거나 얇은 층이 벗겨지는 현상과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석조문화재 표면에서 하얀 결정이 발견됐을 때 단순히 보기 싫은 얼룩이라고 판단해서 닦아내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

염류가 어디에서 들어오고 수분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함께 조사해야 한다.

표면을 깨끗하게 해도 공급원이 그대로라면 다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 돌 속의 물이 얼면 어떻게 될까?

물이 얼면서 만들어지는 변화 역시 석재 풍화에서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석재 내부의 공극과 균열에 물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온도가 충분히 낮아지면 동결과 관련된 물리적 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기존의 미세한 균열이 확대되거나 약한 부분에서 손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물이 얼면 부피가 늘어나니까 무조건 돌이 깨진다”처럼 단순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공극 구조와 수분 포화도, 온도 변화 속도, 암석의 물성 등 여러 조건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루의 온도 변화도 돌에 영향을 줄까?

야외 문화재의 표면 온도는 기온과 항상 같지 않다.

강한 햇빛을 받는 어두운 석재의 표면은 주변 공기보다 훨씬 뜨거워질 수 있다.

반대로 밤에는 빠르게 냉각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석재를 구성하는 광물들은 온도 변화에 따라 미세하게 팽창하고 수축한다.

문제는 서로 다른 광물이 같은 정도로 팽창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아주 오랜 시간 반복되면 광물 입자의 경계가 약해지는 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햇빛을 받는 쪽만 더 빨리 풍화될 수도 있을까?

가능하다.

석조문화재의 방향과 주변 건물, 나무의 그림자 등에 따라 표면이 받는 햇빛과 비의 양이 달라질 수 있다.

남향 면과 북향 면의 표면 온도와 건조 속도가 다를 수 있고 그늘진 부분에서는 수분이 더 오래 유지될 수도 있다.

생물의 성장 조건도 달라진다.

따라서 하나의 석탑에서도 모든 면이 같은 상태로 늙는 것은 아니다.

보존 상태를 조사할 때 문화재 전체를 여러 방향에서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바람은 돌을 실제로 깎을까?

바람 자체보다 바람에 실려 이동하는 입자가 중요할 수 있다.

모래와 먼지 같은 입자가 지속적으로 표면과 충돌하면 조건에 따라 마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바람이 강하고 입자가 많은 환경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표면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도시 문화재에서는 바람이 운반하는 대기오염물질과 먼지의 침착 역시 중요하다.

바람은 단순히 돌을 때리는 힘이 아니라 다양한 물질을 문화재 표면으로 운반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검게 변한 석조문화재는 모두 때가 낀 것일까?

그렇게 단정할 수 없다.

표면의 검은색 변화에는 먼지와 그을음 같은 외부 침착물이 포함될 수 있지만 광물 변화와 생물, 과거 보존재료 등이 함께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특정 환경에서는 표면에 복잡한 침착층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56편의 문화재 세척에서 살펴봤듯 검다고 해서 바로 제거해서는 안 된다.

먼저 그것이 무엇인지 조사해야 한다.

돌 표면이 가루처럼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암석을 구성하는 입자 사이의 결합이 약해지면 표면이 모래나 가루처럼 떨어질 수 있다.

이를 입상분해와 관련해 설명하기도 한다.

수분과 염류, 온도 변화, 광물의 화학적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다.

문제는 이때 떨어지는 것이 단순한 먼지가 아니라 문화재 원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조각상의 얼굴에서 작은 알갱이가 계속 떨어진다면 조금씩 형태 자체를 잃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표면의 가루를 발견했을 때 무조건 청소하기보다 원본 석재가 분해되고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얇은 껍질처럼 떨어지는 현상도 있을까?

석재 표면에서는 얇은 층이 들뜨거나 박리되는 형태의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

표면과 내부의 물성 차이, 염류, 수분 이동, 기존 균열 등 다양한 원인이 관여할 수 있다.

이때 겉으로는 작은 들뜸처럼 보여도 아래쪽의 결합력이 매우 약해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손으로 눌러 확인하는 행동은 오히려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문화재에서는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행동 자체가 새로운 손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균열 하나만 발견하면 위험한 상태일까?

균열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즉시 붕괴 위험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암석에는 원래의 절리나 제작 과정에서 생긴 흔적이 있을 수 있고 매우 오래전부터 안정적으로 존재한 균열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균열이 현재 진행 중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과거 사진과 현재 사진을 비교하거나 정밀 측정, 3D 스캔 등을 이용해 폭과 길이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58편에서 살펴본 디지털 기록이 실제 보존 관리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균열에 표시를 해두면 되지 않을까?

문화재 표면에 직접 펜이나 페인트로 표시하는 것은 새로운 오염과 손상을 만들 수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대신 사진과 도면, 좌표 정보, 3D 모델 등을 이용해 위치를 기록할 수 있다.

같은 위치를 일정한 조건으로 반복 촬영하면 균열의 변화를 비교하기도 쉬워진다.

미래에는 59편에서 살펴본 AI 기술이 이런 반복 이미지에서 변화가 의심되는 영역을 먼저 선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풍화된 표면을 단단하게 만들면 해결될까?

표면이 약해졌다면 강화재를 넣어 다시 단단하게 만들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문화재 보존에서는 단순히 강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강화재가 석재 내부로 어떻게 침투하는지, 수분 이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변하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

표면만 지나치게 단단해지고 내부는 약한 상태가 된다면 새로운 경계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54편에서 복원재료가 원본보다 무조건 강하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고 살펴본 원칙이 석조문화재에도 적용된다.

발수제를 바르면 비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물을 막는다는 생각만 보면 매우 효과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석재의 수분 이동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빗물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지면과 내부에서 이동하는 수분도 있을 수 있다.

표면의 물 이동 특성을 크게 바꾸면 내부 수분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이동하거나 특정 위치에 집중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발수 처리는 석재 종류와 환경, 수분 공급원 등을 조사한 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비를 막는다’는 한 가지 기능만 보고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붕을 씌우면 가장 안전하지 않을까?

보호각이나 차양을 설치하면 직접적인 비와 햇빛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구조물이 공기 흐름과 습도, 경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잘못 설계하면 오히려 특정 부분이 오랫동안 습한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또 문화유산의 원래 경관과 감상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따라서 보호시설 역시 단순히 ‘덮으면 안전하다’는 문제로 접근할 수 없다.

실내로 옮기면 풍화가 멈출까?

야외 환경의 영향을 크게 줄일 수는 있다.

그러나 모든 석조문화재를 박물관으로 옮기는 것이 가능하거나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석탑과 건축물, 마애불처럼 장소 자체와 문화재의 의미가 연결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를 원래 장소에서 떼어내는 순간 다른 종류의 역사적 정보와 맥락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현지 보존과 이전 보존 사이에는 또 다른 보존의 딜레마가 존재한다.

돌의 종류를 먼저 알아야 하는 이유

모든 돌이 같은 방식으로 풍화되지 않는다.

화강암과 사암, 석회암, 대리석 등은 광물 구성과 조직, 공극 특성이 서로 다르다.

같은 화강암이라고 해도 산지와 조직에 따라 물성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보존처리를 계획할 때 단순히 ‘석조문화재’라고 묶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어떤 암석이고 어떤 광물로 구성됐는지, 현재 어떤 풍화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

돌을 분석하려고 시료를 떼어내도 될까?

필요한 경우 미세시료 분석을 검토할 수 있지만 문화재 원본에서 새로운 시료를 채취하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

42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미 떨어진 파편이나 기존 손상부에서 확보할 수 있는 시료를 우선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현미경과 XRF, Raman 등 여러 비파괴·미세분석 방법을 조합해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분석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보존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최소한의 개입으로 얻는 것이다.

3D 스캔으로 풍화 속도를 측정할 수 있을까?

58편에서 살펴본 3D 스캔은 석조문화재의 형태 변화를 장기적으로 기록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같은 문화재를 일정한 기준으로 반복 측정하면 표면의 일부가 실제로 손실됐는지 비교할 가능성이 생긴다.

하지만 측정 장비와 해상도, 좌표 정합, 환경조건이 달라지면 측정오차가 변화처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장기 모니터링에서는 단순히 데이터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 서로 비교 가능한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AI가 풍화를 자동으로 찾는 시대가 올까?

59편에서 살펴봤듯 AI는 사진과 3D 데이터에서 변화가 의심되는 영역을 선별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수년간 촬영한 석탑 사진을 비교해 균열이 확대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나 표면 손실이 의심되는 부분을 자동으로 표시할 수 있다.

하지만 AI가 표시한 변화가 실제 풍화인지 촬영 조건의 차이인지는 전문가가 검증해야 한다.

기술은 관찰 범위를 넓혀줄 수 있지만 풍화의 원인을 스스로 확정해주는 것은 아니다.

이미 풍화된 표면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을까?

대부분 쉽지 않다.

조각상의 코 부분이 풍화로 사라졌다면 새 돌을 붙여 비슷한 모양을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원래의 돌이 아니다.

표면에서 떨어져 나간 광물 입자를 정확한 원래 위치와 구조로 되돌리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석조문화재 보존에서는 손실이 일어난 뒤 복원하는 것보다 손실 속도를 줄이는 예방적 관리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풍화는 모두 나쁜 것일까?

여기에서 또 하나의 어려운 질문이 등장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모든 표면 변화를 무조건 손상으로 볼 수 있을까?

문화재의 표면에는 제작 당시의 흔적뿐 아니라 수백 년 동안 자연환경과 함께 존재하면서 만들어진 변화도 남아 있다.

일부 변화는 문화재의 나이와 장소성을 보여주는 역사적 표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반면 현재 원본을 빠르게 잃게 만드는 풍화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보존과학자는 ‘변화가 있는가?’만 묻지 않는다.

‘이 변화가 현재 진행 중이며 원본의 중요한 정보를 잃게 만들고 있는가?’를 함께 묻는다.

비와 바람은 돌 문화재를 어떻게 깎아낼까?

결국 비와 바람이 거대한 석조문화재를 어느 날 갑자기 깎아내는 것은 아니다.

물이 미세한 공극으로 이동하고 광물이 조금씩 변한다.

젖음과 건조가 반복되고 염류가 이동한다.

겨울의 동결과 여름의 강한 일사, 하루의 온도 변화가 계속된다.

먼지와 오염물질이 표면에 쌓이고 미생물과 식물이 새로운 미세환경을 만든다.

각각의 변화는 작을 수 있다.

하지만 문화재가 존재하는 시간은 인간의 시간보다 훨씬 길다.

하루에는 보이지 않는 변화가 100년 뒤에는 조각의 윤곽을 바꿀 수 있고 1,000년 뒤에는 중요한 표면 정보를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석조문화재 보존에서 중요한 것은 풍화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다.

어떤 풍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고 위험한 변화의 속도를 가능한 한 늦추는 것이다.

60편에서 살펴봤듯 보존과학은 시간을 멈추는 기술이 아니다.

시간과 함께 변화하는 재료를 이해하고 중요한 정보를 최대한 오래 남기는 과학이다.

그리고 야외 석조문화재에서는 그 상대가 비와 바람, 햇빛과 온도, 물과 소금 그리고 생물까지 포함하는 거대한 자연환경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 하나의 궁금증이 생긴다.

비를 맞은 돌 내부로 들어간 물이 문화재를 손상시킬 수 있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돌 속의 수분은 어떻게 찾아낼까?

겉은 완전히 말라 보이는데 내부에는 물이 남아 있을 수도 있을까?

그리고 그 수분이 어디에서 들어와 어디로 이동하는지 문화재를 깨뜨리지 않고 알아낼 방법은 없을까?

다음 69편에서는 「겉은 말랐는데 돌 속은 젖어 있을까? 석조문화재 내부 수분을 추적하는 과학」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수분 이동과 문화재 보존의 관계를 살펴본다.

cho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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