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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단청은 왜 색마다 다르게 바랠까? 전통 안료의 열화와 보존

cho007 읽는 시간 약 17분

오래된 사찰이나 궁궐의 목조건축물을 바라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 가운데 하나가 화려한 단청이다.

붉은색과 푸른색, 녹색, 노란색 등이 복잡한 문양을 이루며 기둥과 처마를 장식하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조금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같은 시기에 칠했을 것으로 보이는 단청인데도 모든 색이 똑같이 낡지 않는다.

어떤 부분에서는 붉은색이 비교적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 녹색은 흐릿해져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어떤 곳에서는 특정 색만 검게 변하거나 표면에서 가루처럼 떨어지기도 한다.

같은 햇빛과 비를 맞았는데 왜 색마다 다르게 변하는 것일까?

단순히 어떤 색이 더 진해서 오래 남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단청의 색은 단순한 ‘색깔’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물질로 만들어진 안료다.

안료의 화학적 성질과 입자의 크기, 안료를 붙잡아주는 재료, 바탕층의 상태 그리고 빛과 수분, 대기오염물질 등의 환경이 서로 다르게 작용한다.

따라서 단청을 보존하려면 색이 얼마나 바랬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색을 만들어낸 재료가 무엇이며 왜 변하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단청은 단순히 나무에 색을 칠한 것일까?

단청을 멀리서 보면 목재 위에 여러 색을 칠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구조는 그보다 복잡할 수 있다.

목재 바탕 위에 바탕층이 존재하고 그 위에 여러 안료와 채색층이 형성될 수 있으며 사용된 재료와 제작기법은 시대와 대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즉, 우리가 보는 단청 표면은 하나의 색층만 존재하는 단순한 구조가 아니다.

여러 재료가 층을 이루며 함께 존재하는 복합적인 구조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그리고 이 층 가운데 어느 하나에 문제가 생겨도 단청 표면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안료 자체가 변하지 않았더라도 바탕층과의 접착력이 약해지면 채색층이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채색층이 표면에 잘 붙어 있어도 안료가 화학적으로 변하면 원래와 다른 색으로 보일 수 있다.

안료와 염료는 같은 것일까?

비슷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안료는 일반적으로 물이나 결합재에 완전히 녹지 않는 미세한 입자를 이용해 색을 만드는 재료다.

반면 염료는 분자 수준에서 용해되어 섬유 등에 색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전통 채색에는 다양한 무기안료와 유기계 색재료가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단청의 색을 조사할 때 단순히 ‘빨간색’, ‘파란색’이라고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같은 붉은색처럼 보여도 사용된 색재료가 다르면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나는 변화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색마다 햇빛에 대한 반응이 다를까?

빛은 문화재의 색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모든 안료가 같은 정도로 빛에 민감한 것은 아니다.

어떤 색재료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남아 있는 반면 어떤 색재료는 빛에 의해 화학구조가 변하면서 색이 약해질 수 있다.

특히 유기계 색재료 가운데 일부는 광화학적 변화에 민감할 수 있다.

여기에 자외선뿐 아니라 가시광선의 누적 노출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빛에 의한 변화가 한 번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매일 아주 작은 변화가 반복되고 그것이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누적되면서 현재 우리가 보는 색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

햇빛을 받지 않으면 색은 영원히 남을까?

그렇지도 않다.

빛은 중요한 열화 요인이지만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안료는 주변의 수분과 산소, 대기오염물질, 다른 안료와의 접촉, 바탕재료 등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또 채색층을 고정하는 결합재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할 수도 있다.

따라서 빛을 완전히 차단한다고 해서 모든 변화가 멈추는 것은 아니다.

문화재 보존에서는 하나의 원인만 제거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다.

같은 건물인데 처마 안쪽과 바깥쪽의 색이 다른 이유는?

오래된 목조건축물에서는 비교적 안쪽에 있는 단청과 외부에 직접 노출된 단청의 상태가 크게 다른 경우가 있다.

처마 깊숙한 곳은 비와 직사광선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다.

반면 외곽 부분은 햇빛과 빗물, 바람, 먼지 등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건물 안에서도 위치에 따라 단청이 경험한 환경은 다르다.

남향과 북향도 일사량과 건조 조건이 다를 수 있으며 지붕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의 경로에 따라서도 손상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79편에서 목조건축의 부후를 살펴보면서 물이 어디에서 들어와 어디로 이동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단청에서도 비슷한 관찰이 필요하다.

비를 맞으면 단청이 그냥 씻겨 내려가는 것일까?

일부 표면 재료가 손실될 수 있지만 문제는 단순한 세척 현상보다 복잡하다.

물이 채색층과 바탕층 사이로 침투하면 재료가 팽창하거나 수축하는 과정이 반복될 수 있다.

목재 역시 주변 습도에 따라 수분을 흡수하고 방출하면서 치수가 조금씩 변할 수 있다.

그 위에 놓인 채색층이 이러한 움직임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면 미세한 균열이나 들뜸이 발생할 수 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균열이지만 물이 다시 들어가고 건조되는 과정이 반복되면 손상이 점차 커질 수 있다.

결국 안료가 화학적으로 안정하더라도 채색층 자체가 바탕에서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단청이 가루처럼 묻어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래된 채색층을 보면 표면의 안료 입자가 느슨해져 가루처럼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단순히 ‘색이 바랬다’고 표현하면 중요한 차이를 놓칠 수 있다.

색이 변한 것과 색을 이루는 물질 자체가 떨어져 나간 것은 서로 다른 현상이기 때문이다.

결합재가 열화되거나 채색층 내부의 결합력이 약해지면 안료 입자를 충분히 붙잡지 못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 바람이나 진동, 접촉 등이 더해지면 표면 물질이 손실될 수 있다.

이 경우 손실된 안료는 다시 원래 자리로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분말화가 진행되는 단청에서는 단순한 색 변화보다 물질 손실의 진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청이 들뜨는 것은 왜 위험할까?

채색층이 바탕에서 떨어져 약간 떠 있는 상태를 생각해보자.

겉으로는 색이 그대로 남아 있어 별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취약한 상태일 수 있다.

들뜬 채색층 아래에는 작은 빈 공간이 생길 수 있고 진동이나 바람, 추가적인 수분 변화가 발생하면 조각처럼 떨어질 수 있다.

한 번 떨어져 나간 원래 채색층은 단순한 재채색으로 대신할 수 없다.

새로운 색을 칠해 외관을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원래의 안료와 제작 흔적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청 보존에서는 색이 얼마나 선명한가보다 원래 채색층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남아 있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검게 변한 단청은 먼지가 쌓인 것일까?

그럴 수도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표면의 먼지와 그을음이 쌓여 어두워 보일 수도 있고 색재료 자체가 화학적으로 변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 표면에 생긴 생물학적 오염이나 과거에 사용한 보존재료가 변색된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결과는 비슷해도 원인이 전혀 다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단순한 먼지라고 생각하고 세척했는데 실제로는 변색된 원래 채색층이라면 원본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

그래서 문화재 세척은 ‘더러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

56편에서 살펴봤듯 무엇이 오염이고 무엇이 원본인지 먼저 구분해야 한다.

붉은색 안료는 모두 같은 재료일까?

아니다.

문화재의 붉은색을 만들 수 있는 재료는 하나가 아니다.

철을 포함한 광물성 안료를 비롯해 서로 다른 성분을 가진 여러 색재료가 사용될 수 있다.

겉으로 비슷한 붉은색을 보이더라도 화학적 조성과 제작방법이 다르면 열화 특성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색만 보고 안료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보존과학에서는 필요에 따라 현미경 관찰과 XRF, Raman 등 여러 분석법을 이용해 색재료의 특성을 조사할 수 있다.

녹색 안료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색이 될 수 있을까?

가능하다.

일부 전통 안료는 주변 환경과 화학적으로 반응하면서 색조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금속 성분을 포함한 색재료는 수분과 오염물질, 주변 물질과의 반응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보이는 녹색이 제작 당시에도 정확히 같은 색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문화재의 현재 색은 제작 당시의 재료와 수백 년 동안 진행된 변화가 합쳐진 결과일 수 있다.

파란색이 사라졌다면 원래 파란색이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까?

현재 눈에 보이는 색만 조사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표면 아래에 남아 있는 채색층이나 비교적 보호된 영역을 조사하면 과거 색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현미경으로 층 구조를 관찰하거나 기기분석을 통해 남아 있는 안료 성분을 조사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다.

건물의 과거 보수 기록과 사진, 문헌 역시 중요한 자료다.

다만 분석을 통해 특정 안료가 확인됐다고 해서 건물 전체의 원래 색을 마음대로 추정해서는 안 된다.

분석 결과는 증거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위치와 층위, 보수 이력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단청 아래에도 이전 시대의 단청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

목조건축 문화재는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차례 수리되고 다시 채색될 수 있다.

현재 보이는 단청 아래에 이전 시기의 채색층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때 표면의 최신 채색층만 보고 건물의 전체 색채 역사를 판단하면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있다.

층위 조사를 통해 서로 다른 시기의 채색 흔적이 확인된다면 각각이 건축물의 변화와 보수 역사를 알려주는 자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위층을 벗겨 아래층을 드러내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현재의 층 역시 문화재가 지나온 역사 가운데 하나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청을 분석하려면 반드시 안료를 떼어내야 할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XRF처럼 대상에 직접 접촉하거나 큰 시료를 채취하지 않고 원소 정보를 얻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분석법이 있다.

Raman과 같은 방법도 조건에 따라 색재료 조사에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질문을 비파괴 분석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층의 구조와 입자 형태 등을 확인하기 위해 매우 작은 시료의 단면을 관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분석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어느 정도의 개입이 정당한지 판단하는 것이다.

작은 안료 조각 하나도 중요한 자료일까?

그렇다.

이미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온 채색 조각이 있다면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될 수 있다.

작은 조각 안에서도 여러 채색층이 겹쳐 있을 수 있으며 현미경으로 단면을 관찰하면 채색 순서를 조사할 수 있다.

어떤 색이 먼저 칠해졌고 그 위에 어떤 층이 추가됐는지를 확인하면 과거 보수와 재채색의 흔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문화재에서 떨어진 작은 파편을 단순한 먼지나 쓰레기로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색이 바랬다면 원래 색으로 다시 칠하면 되지 않을까?

여기에서 보존과 복원의 경계가 나타난다.

과거 색을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다고 해서 현재 남아 있는 단청 전체를 새것처럼 다시 칠하는 것이 항상 보존이라고 할 수는 없다.

새로운 색을 덮으면 남아 있던 원래 채색층과 제작 흔적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가 추정한 ‘원래 색’이 실제 제작 당시의 색과 완전히 같다는 보장도 없다.

안료의 입자 크기와 결합재, 칠하는 방법 등에 따라 실제 색감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색을 복원하는 문제에서는 무엇을 알고 있으며 무엇을 추정하고 있는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청의 색을 숫자로 기록할 수도 있을까?

가능하다.

36편에서 살펴본 색 측정처럼 문화재의 색을 일정한 조건에서 수치로 기록하면 시간에 따른 변화를 비교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람의 눈은 주변 조명과 배경, 관찰자의 상태에 따라 색을 다르게 느낄 수 있다.

반면 일정한 측정 조건에서 색 데이터를 축적하면 몇 년 뒤 같은 위치를 다시 측정해 변화 여부를 비교할 수 있다.

다만 숫자가 조금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실제 안료 열화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측정 위치와 표면 상태, 장비 조건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사진으로 단청의 변색을 추적할 수 있을까?

사진 기록 역시 매우 중요하다.

같은 위치를 장기간 반복 촬영하면 색 손실과 박락 범위의 변화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일반 사진의 색은 카메라와 조명, 촬영 설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장기 비교가 목적이라면 가능한 한 촬영 조건을 일정하게 관리하고 색 기준표 등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사진은 단순한 기록사진이 아니라 미래의 상태와 비교하기 위한 측정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청을 보존하려면 보호제를 발라야 할까?

무조건 그렇지는 않다.

표면이 약해졌다고 해서 아무 보호재나 바르면 안 된다.

새로운 재료가 안료의 색을 어둡게 만들거나 광택을 변화시킬 수 있고 내부로 지나치게 침투할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보호재 자체가 변색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또 미래에 제거해야 할 상황이 왔을 때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다.

따라서 강화나 고정 처리가 필요하다면 원래 재료와의 호환성과 장기적인 안정성, 적용 범위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비를 막기 위해 단청을 투명막으로 덮으면 되지 않을까?

겉보기에는 간단한 해결책처럼 보인다.

하지만 문화재 표면에 막을 형성하면 수분 이동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은 줄어들더라도 목재 내부의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코팅의 광택과 색 변화가 문화재의 외관을 바꿀 수 있다.

코팅 자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열화될 가능성도 있다.

문화재 보존에서는 물을 막는 것뿐 아니라 들어온 수분이 어떻게 이동하고 빠져나가는가까지 고려해야 한다.

단청을 지키려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

표면에 새로운 재료를 바르는 것보다 손상의 원인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지붕에서 물이 새고 있다면 누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정 부분에 햇빛과 비가 지나치게 집중된다면 주변 환경과 건축 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목재 자체가 부후하고 있다면 단청만 고정한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즉, 단청 보존은 색을 다루는 작업이면서 동시에 건축물 전체를 이해하는 작업이다.

화려한 단청은 왜 색마다 다르게 바랠까?

결국 단청의 색은 모두 같은 물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각의 안료는 서로 다른 화학적·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빛과 수분, 산소, 오염물질 등에 대한 반응도 다를 수 있다.

안료를 붙잡고 있는 결합재와 바탕층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한다.

목재가 수분을 흡수하고 방출하며 움직이면 그 위의 채색층에는 균열과 들뜸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단청에서 보이는 변화는 단순한 ‘색바램’이라는 하나의 현상으로 설명할 수 없다.

변색일 수도 있고 안료 자체의 화학적 변화일 수도 있으며 결합력 저하에 따른 분말화나 바탕층에서 떨어지는 박락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화려한 색을 새것처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남아 있는 원래 채색층과 그 안에 담긴 정보를 가능한 한 오래 보존하는 것이다.

조금 흐려진 색에도 과거의 안료와 제작기술이 남아 있다.

겹쳐진 채색층에는 여러 시대의 보수 흔적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작은 안료 입자 하나에도 당시 사람들이 어떤 재료를 선택하고 어떻게 색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단청 보존은 색을 다시 칠하는 기술보다 먼저 색이 왜 변했는지를 읽는 과학이어야 한다.

71편에서 땅에서 막 나온 유물로 시작해 수중문화재와 수침목재, 해양 출토 금속, 동굴벽화와 벽화, 야외 석조문화재, 목조건축 그리고 단청까지 살펴봤다.

이 문화재들은 서로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눈에 보이는 손상만으로는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두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단청의 색이 바랬다고 해서 눈으로 색만 비교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알기 어렵다.

석재 표면이 멀쩡해 보여도 내부에는 염류가 존재할 수 있고 목재 역시 겉으로 보이지 않는 수분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문화재 안에 숨어 있어 눈으로 볼 수 없는 물질과 손상은 어떻게 찾아낼까?

다음 81편에서는 「문화재 속에 숨어 있는 소금은 어떻게 찾아낼까? 염류 분석의 원리」를 통해 보이지 않는 손상을 추적하는 보존과학으로 들어가 보자.

cho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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