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세척에 젤을 사용하는 이유는? 세척액의 이동을 조절하는 방법
문화재 표면에 제거해야 할 오염이 있고, 125편에서 살펴본 과정을 거쳐 적절한 세척액도 선택했다고 생각해 보자.
이제 면봉이나 붓으로 세척액을 표면에 적용하면 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작업에서는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액체는 원하는 곳에 가만히 머물러 있지 않는다.
표면을 따라 흘러내릴 수도 있고, 작은 틈이나 기공을 따라 문화재 내부로 빠르게 스며들 수도 있다. 오염을 녹인 세척액이 주변으로 퍼지면서 오히려 얼룩의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있다.
특히 세척해야 하는 부분이 아주 작거나 문화재 표면이 액체에 민감하다면 ‘무엇으로 세척할 것인가’만큼 ‘세척액을 어디까지 움직이게 할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이때 활용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젤을 이용한 세척이다.
젤은 세척력을 무조건 강하게 만드는 재료가 아니다.
오히려 액체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문화재와 접촉하는 위치와 시간을 보다 세밀하게 조절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그렇다면 흐르는 액체를 젤 속에 넣으면 실제로 무엇이 달라질까?
목차
문화재 세척에서 젤은 무엇을 의미할까?
일상에서 젤이라고 하면 화장품이나 헤어젤처럼 걸쭉한 물질을 떠올리기 쉽다.
보존처리에서 사용하는 젤도 액체처럼 쉽게 흐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특징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히 ‘걸쭉하다’는 외형이 아니다.
젤 내부에는 액체를 붙잡아 둘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쉽게 표현하면 액체가 자유롭게 흘러다니는 대신 어떤 구조 안에 머물도록 만든 상태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 구조를 이용하면 물이나 특정 세척액을 문화재 표면의 제한된 위치에 적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액체 세척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
액체는 이동한다.
평평한 표면에서는 옆으로 퍼질 수 있고 수직면에서는 아래로 흐를 수 있다.
다공성 재료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통로를 따라 내부로 침투할 수도 있다.
문화재 세척에서 이런 이동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제거하고 싶은 오염은 지름 1cm 정도에 불과한데 세척액은 그보다 훨씬 넓게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척액에 녹은 물질 역시 액체와 함께 움직인다.
결국 오염을 제거하려다가 오염의 위치만 바꾸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젤은 액체가 흐르는 것을 어떻게 줄일까?
젤 내부에는 고분자 사슬이나 미세한 구조가 서로 연결되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이 구조 안에 물이나 다른 액체가 머문다.
액체가 완전히 고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유로운 액체에 비해 이동이 제한될 수 있다.
문화재 표면에 젤을 올려놓으면 젤 내부의 세척액이 표면과 접촉하면서 필요한 작용을 하고, 전체 액체가 주변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쉽게 비유하면 물을 그대로 붓는 대신 물을 머금은 부드러운 매개체를 표면에 접촉시키는 것과 비슷하다.
젤을 사용하면 세척액이 문화재 내부로 전혀 들어가지 않을까?
그렇지는 않다.
이 부분은 특히 주의해서 이해해야 한다.
젤을 사용한다고 액체의 이동이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젤 내부에 있는 세척액은 문화재 표면과 접촉하고, 재료의 성질에 따라 일부가 내부로 이동할 수 있다.
다공성이 높거나 액체를 잘 흡수하는 문화재라면 침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젤 세척의 목적은 액체의 이동을 ‘0’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범위에서 더 잘 통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젤을 사용하면 무엇이 가장 달라질까?
가장 큰 차이는 세척액을 특정 위치에 일정 시간 머물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유로운 액체를 떨어뜨리면 곧바로 퍼지거나 흡수될 수 있다.
반면 적절한 젤 시스템은 세척액을 제한된 영역에 유지하면서 오염과 접촉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적용 위치와 접촉시간을 보다 세밀하게 관리할 가능성이 생긴다.
문화재 보존에서 이러한 통제는 세척력 자체만큼 중요하다.
접촉시간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
세척액이 오염과 접촉하는 순간 모든 반응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오염은 세척액과 만나 빠르게 용해될 수 있지만, 어떤 물질은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팽윤하거나 부드러워질 수 있다.
125편에서 살펴본 오래된 고분자 재료가 대표적인 예다.
접촉시간이 너무 짧으면 필요한 세척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치게 길면 세척액이 원래 문화재 재료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보존처리에서는 가능한 한 필요한 효과가 나타나는 범위 안에서 접촉시간을 통제해야 한다.
젤을 오래 올려두면 더 깨끗하게 세척되지 않을까?
반드시 그렇지 않다.
젤 속에 세척액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문화재와 액체가 계속 접촉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간이 길어지면 오염뿐 아니라 원본의 성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젤에서 나온 액체가 문화재 내부로 점차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젤이니까 오래 올려두어도 안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적절한 접촉시간은 대상 재료와 오염, 사용하는 젤과 세척액에 따라 달라진다.
젤은 세척제를 천천히 내보내는 장치일까?
경우에 따라 그렇게 이해할 수 있지만 모든 젤이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젤 내부의 액체는 젤의 구조와 세척액의 성질, 문화재 표면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이동한다.
젤의 농도와 구조가 달라지면 액체가 방출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젤을 단순히 ‘세척액을 천천히 내보내는 스펀지’라고 생각하면 실제 거동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게 된다.
젤 자체의 물리적·화학적 성질도 세척 결과에 영향을 준다.
젤은 무엇으로 만들까?
보존처리에서 검토되는 젤 시스템은 한 종류가 아니다.
고분자를 이용해 액체의 점도를 높인 형태도 있고, 보다 뚜렷한 3차원 구조를 가진 젤도 있다.
수용성 고분자나 다당류 계열 재료가 활용되는 경우도 있으며, 특정 목적에 맞춰 설계된 고분자 젤이 연구되고 사용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젤이 ‘문화재용 젤’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대상에 적합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젤을 구성하는 재료와 포함된 세척액, 원본과의 상호작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젤과 점성이 높은 액체는 같은 것일까?
겉보기에는 비슷할 수 있지만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
점도는 액체가 흐름에 저항하는 정도와 관련된 성질이다.
꿀이 물보다 천천히 흐르는 이유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점도를 높인 세척액은 흐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젤은 액체가 고분자 등의 3차원 구조 안에 포함되어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즉 모든 걸쭉한 액체가 같은 구조의 젤인 것은 아니다.
이 차이는 세척액이 문화재 표면으로 전달되는 방식과 제거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젤이 단단하면 액체가 덜 스며들까?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단단함 하나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젤의 구조가 치밀하면 내부 액체의 이동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문화재 표면의 흡수성도 중요하다.
매우 다공성인 표면에서는 젤이 비교적 단단해도 액체가 문화재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젤과 표면이 얼마나 밀착하는지도 영향을 준다.
따라서 젤의 물성만 보고 실제 액체 전달량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부드러운 젤과 단단한 젤 가운데 어느 것이 좋을까?
대상에 따라 달라진다.
문화재 표면에 굴곡과 요철이 많다면 너무 단단한 젤은 표면과 충분히 접촉하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치게 부드럽거나 점착성이 높은 젤은 표면의 작은 틈에 남거나 제거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취약한 채색층에서는 젤을 올리고 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인 힘도 고려해야 한다.
좋은 젤은 가장 부드럽거나 가장 단단한 젤이 아니라 해당 문화재에 필요한 접촉과 제거가 가능한 젤이다.
젤이 표면에 잘 붙으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밀착성이 높으면 세척액을 오염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점착성은 새로운 문제가 된다.
젤을 제거할 때 원래 문화재 표면을 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분말화된 채색층이나 약한 표면에서는 작은 접착력도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세척재료가 잘 붙는 것과 안전하게 제거되는 것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
젤을 떼어낼 때 문화재 표면도 함께 떨어질 수 있을까?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젤이 표면과 강하게 결합하거나 미세한 요철 안으로 깊게 들어간 경우 제거 과정에서 약한 입자를 함께 끌어낼 수 있다.
그래서 젤 세척을 적용하기 전에 원본 표면의 결속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표면이 이미 가루처럼 떨어지고 있다면 젤을 직접 접촉시키는 방식 자체가 부적절할 수 있다.
122편에서 보강을 먼저 검토해야 했던 상황과도 연결된다.
젤을 사용하면 문지르지 않아도 될까?
젤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세척액이 오염에 작용할 시간을 확보하면서 강한 기계적 마찰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오염이 충분히 부드러워지거나 용해되면 이후 제거에 필요한 힘이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오염이 젤만 올려놓는다고 자동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태에 따라 매우 제한적인 기계적 제거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핵심은 세척효과를 얻기 위해 원본에 가하는 힘을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다.
수직으로 세워진 문화재에도 젤을 사용할 수 있을까?
젤이 유용할 수 있는 상황 가운데 하나다.
자유로운 액체를 수직면에 적용하면 중력 때문에 아래로 흘러내린다.
그러면 세척 범위를 정확하게 제한하기 어렵고 아래쪽에 액체가 모일 수도 있다.
적절한 젤은 세척액을 특정 위치에 머물게 해 이러한 흐름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벽화나 수직 표면을 가진 문화재에서 액체 이동을 통제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다만 실제 적용 가능성은 표면의 상태와 젤의 특성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울퉁불퉁한 표면에도 젤이 잘 닿을까?
젤의 물성에 따라 달라진다.
유연한 젤은 표면 굴곡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지만 너무 단단한 젤은 오목한 부분에 접촉하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치게 부드러운 젤은 깊은 요철에 들어가 잔류할 가능성이 있다.
문화재 표면은 실험실의 평평한 유리판과 다르다.
조각 흔적과 균열, 기공, 채색층의 높낮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평평한 시험편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복잡한 문화재 표면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젤을 원하는 모양으로 잘라 사용할 수도 있을까?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젤이라면 필요한 크기와 형태로 준비해 특정 영역에 적용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세척 범위를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염이 좁고 길게 존재한다면 주변까지 넓게 적시는 대신 해당 영역에 맞춰 젤을 접촉시키는 방식이다.
하지만 젤의 가장자리에서도 세척액이 이동할 수 있으므로 모양을 정확하게 맞췄다고 해서 작용범위까지 정확히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다.
젤 가장자리에서 얼룩이 생길 수도 있을까?
가능하다.
젤이 놓인 부분과 놓이지 않은 부분 사이에서는 수분이나 용매의 양, 증발속도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용해된 물질이 젤 가장자리 쪽으로 이동했다가 남는다면 경계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젤의 형태와 접촉시간뿐 아니라 제거 후 건조 과정도 관찰해야 한다.
작은 시험이 필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젤 속에는 물만 넣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젤 시스템에 따라 물을 중심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다른 세척성분을 포함하도록 설계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특정 용매를 포함하는 젤 시스템도 검토될 수 있다.
다만 모든 젤이 모든 용매와 호환되는 것은 아니다.
용매가 젤 구조를 변화시키거나 젤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125편에서 적절한 용매를 찾았다고 해서 아무 젤에 넣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기용매를 젤에 넣으면 더 안전해질까?
액체의 흐름과 적용범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유기용매의 화학적 성질과 작업자 안전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젤에서 용매가 증발해 작업공간으로 나올 수 있으며 원본과 접촉하면 여전히 해당 재료를 팽윤시키거나 용해할 수 있다.
젤은 용매를 ‘안전한 물질’로 바꾸는 장치가 아니다.
전달 방식을 조절하는 수단에 가깝다.
젤을 사용하면 용매 증발도 막을 수 있을까?
젤 내부에 포함되면 자유로운 액체와 증발 거동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증발이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젤의 종류와 두께, 포함된 용매의 휘발성, 주변 온도와 공기 흐름에 따라 증발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휘발성 용매를 포함하는 경우 작업 중 조성이 변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처음 적용했을 때의 젤과 몇 분 뒤의 젤이 화학적으로 완전히 같은 상태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젤의 두께도 세척효과에 영향을 줄까?
영향을 줄 수 있다.
두꺼운 젤에는 더 많은 세척액이 포함될 수 있고 표면과 접촉하는 동안 액체 공급량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얇은 젤은 적용할 수 있는 액체의 양이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두껍다고 세척력이 무조건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효과는 젤의 조성, 표면과의 접촉, 세척액의 이동 등 여러 요소가 함께 결정한다.
따라서 두께 역시 통제해야 할 작업조건 가운데 하나다.
젤의 농도가 높으면 더 안전할까?
고분자 농도가 높아지면 일반적으로 젤의 물성이 달라질 수 있다.
더 단단해지거나 액체의 이동이 느려질 수 있지만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거동은 달라진다.
농도가 너무 높으면 표면과 충분히 밀착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반대로 너무 낮으면 쉽게 흐르거나 표면에 잔류하기 쉬운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젤의 농도 역시 세척목적과 대상 표면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
젤을 따뜻하게 사용하면 세척이 더 잘될까?
온도가 높아지면 용해와 확산 속도가 증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문화재의 원본 재료도 온도의 영향을 받는다.
일부 젤은 온도에 따라 물성이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뜨거운 젤이나 높은 온도의 세척액을 문화재에 적용하면 열과 수분, 화학적 작용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세척속도를 높이기 위해 온도를 무조건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젤은 오염을 어떻게 가져갈까?
세척액이 오염을 용해하거나 팽윤시키면 일부 물질이 젤과 접촉하는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젤을 제거할 때 이 물질의 일부가 함께 제거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오염이 젤 안으로 완전히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표면에 부드러워진 상태로 남아 추가적인 제거가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젤을 떼면 오염도 전부 함께 나온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젤 색이 변하면 오염이 잘 제거됐다는 뜻일까?
오염물질이 젤로 이동하면서 색이 변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세척이 진행되고 있다는 단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원래 문화재의 색소나 다른 성분이 이동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채색문화재에서는 젤에 색이 묻어났다면 무엇이 이동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색이 많이 묻어나온다고 무조건 세척이 잘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젤에 원래 안료가 묻어나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원본 채색층이 함께 이동하고 있을 가능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세척액이나 접촉시간, 젤의 물성, 적용방법이 적절한지 다시 평가해야 한다.
세척을 계속하면 오염과 함께 원래 문화재도 제거될 수 있다.
따라서 젤을 제거한 뒤에는 젤 표면과 문화재 표면을 모두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한 젤 자체가 처리과정의 정보를 보여주는 셈이다.
젤이 문화재 표면에 남을 수도 있을까?
이것은 젤 세척에서 중요한 문제다.
젤을 제거한 뒤 미세한 잔류물이 표면이나 기공에 남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거칠고 다공성인 표면에서는 젤의 일부가 작은 틈에 들어갈 수 있다.
잔류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색하거나 먼지를 끌어당기거나 이후 분석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젤 세척에서는 오염 제거 효과뿐 아니라 젤 자체를 얼마나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는지도 평가해야 한다.
젤이 투명하면 잔류물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아닐까?
그럴 수 있다.
그래서 육안으로 깨끗해 보인다는 것만으로 잔류물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연구에서는 필요에 따라 분석방법을 이용해 젤 구성성분의 잔류 여부를 조사하기도 한다.
다만 실제 문화재마다 이런 분석을 모두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사전에 유사재료 시험편을 이용해 제거성과 잔류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젤을 제거한 뒤 물로 다시 닦아야 할까?
사용한 젤과 문화재 재질에 따라 달라진다.
잔류물을 제거하기 위해 후속 세척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후속 세척을 위해 다시 많은 양의 액체를 사용한다면 애초에 젤로 액체 이동을 제한한 장점이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원본이 물에 민감하다면 추가 세척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젤은 적용 단계뿐 아니라 제거 후 마무리 과정까지 포함해 설계해야 한다.
젤 세척은 물에 약한 문화재에 특히 좋은 방법일까?
액체의 양과 이동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물에 극도로 민감한 문화재라면 젤 속의 적은 수분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젤과 직접 접촉하는 과정 자체가 위험할 수도 있다.
따라서 ‘물에 약하니 젤을 쓰면 된다’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민감한 문화재일수록 오히려 젤에서 실제로 얼마나 많은 액체가 전달되는지를 더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
종이 문화재에도 젤을 사용할 수 있을까?
특정 보존처리에서는 종이나 기록물의 제한된 영역을 세척하거나 처리하기 위해 젤 시스템을 검토할 수 있다.
종이는 물이 빠르게 퍼질 수 있는 섬유성 재료이기 때문에 액체 이동을 통제한다는 점이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종이의 두께와 섬유 상태, 잉크와 안료의 수분 민감성 등에 따라 적합성이 달라진다.
얇고 취약한 종이에 젤을 올렸다가 떼는 과정에서 기계적인 손상이 발생하지 않는지도 살펴야 한다.
벽화 세척에도 젤이 도움이 될까?
벽화처럼 수직이고 넓은 표면에서는 자유로운 액체가 흘러내리는 문제가 크다.
따라서 세척액을 제한된 위치에 유지하는 시스템이 유용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벽화는 안료층과 바탕층, 회벽 등 여러 층으로 구성될 수 있고 표면의 결속력이 약한 경우도 있다.
젤이 안료층을 잡아당기거나 세척액이 바탕층으로 이동하면 새로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벽화라는 이유만으로 젤 세척이 자동으로 적합한 것은 아니다.
석재 표면에도 젤을 사용할 수 있을까?
다공성 석재에서는 액체가 내부로 빠르게 침투하는 것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젤이나 유사한 제한적 세척 시스템이 검토될 수 있다.
특정 오염을 부드럽게 하면서 액체가 주변으로 퍼지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석재의 기공 구조와 풍화 정도가 위치마다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젤도 영역별로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
특히 표면이 이미 분말화되어 있다면 젤 제거 과정에서 원래 입자가 함께 떨어질 위험을 확인해야 한다.
금속 문화재에도 젤 세척이 가능할까?
금속 표면에서도 특정 물질을 제한적으로 제거하거나 세척액의 적용범위를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젤 시스템이 검토될 수 있다.
하지만 금속은 세척액의 화학적 조성에 민감할 수 있다.
젤 내부에 남아 있는 물이나 이온성 성분이 금속 표면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젤이라는 전달방식보다 내부에 어떤 세척액과 성분이 들어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젤을 사용하면 세척 경계를 정확하게 만들 수 있을까?
자유로운 액체보다 적용영역을 제한하기 쉬울 수 있다.
그러나 젤의 가장자리에서 세척액이 조금씩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칼로 자른 듯한 경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세척된 영역과 세척되지 않은 영역 사이에 시각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생기면 새로운 문제가 될 수 있다.
문화재 세척은 작은 영역을 지나치게 밝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전체적인 표면의 역사성과 시각적 균형도 고려해야 한다.
오염된 부분만 아주 깨끗하게 만들면 왜 문제가 될까?
주변에는 자연적인 노화와 사용 흔적이 남아 있는데 특정 부분만 과도하게 세척되면 그곳만 새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면 문화재 전체의 시각적 통일성이 깨질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깨끗해 보이는 상태가 반드시 원래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염층 아래에서 어디까지 제거해야 하는지 판단하지 않고 계속 세척하면 원래 표면층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젤의 정밀한 적용 능력이 과도한 세척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젤을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하면 조금씩 안전하게 세척할 수 있을까?
한 번에 강하게 세척하는 대신 짧은 접촉을 반복하면서 변화를 관찰하는 방법이 유리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반복 횟수가 늘어나면 원본이 세척액에 노출되는 총시간과 양도 증가한다.
첫 번째 처리에서 표면의 성질이 변하면 두 번째 젤의 반응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반복 세척에서는 매번 같은 조건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각 단계에서 원본 상태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젤을 재사용하면 안 될까?
오염과 접촉한 젤에는 제거된 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
이를 다른 부분에 다시 사용하면 오염을 옮길 가능성이 있다.
젤의 조성도 사용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휘발성 성분이 줄거나 오염물질이 축적되면 처음과 같은 세척 성능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재사용 여부는 젤의 종류와 작업목적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젤 세척이 제대로 되었는지는 어떻게 확인할까?
가장 먼저 처리 전후의 표면을 비교한다.
오염이 실제로 감소했는지, 원래 색과 광택이 불필요하게 변하지 않았는지 살펴본다.
확대관찰을 통해 표면 입자가 떨어졌거나 젤 잔류물이 남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필요하다면 색 측정이나 표면분석 등 객관적인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세척의 성공을 단순히 ‘얼마나 밝아졌는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원본을 유지하면서 목표했던 오염을 필요한 수준만큼 제거했는지가 중요하다.
시험편에서는 무엇을 확인할 수 있을까?
실제 문화재와 유사한 재료로 시험편을 만들 수 있다면 여러 조건을 비교할 수 있다.
젤의 종류와 농도, 두께를 달리할 수 있다.
접촉시간을 바꾸어 액체가 얼마나 깊게 이동하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세척 후 잔류물이 남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험편은 실제 문화재와 완전히 같지 않다.
수십 년 또는 수백 년 동안 노화된 원본의 미세구조와 과거 처리 이력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험편은 판단을 돕는 자료이지 원본에서의 결과를 보장하는 모형은 아니다.
젤 세척에도 정확한 레시피가 있을까?
‘이 젤을 이 농도로 5분 사용하면 된다’는 식의 보편적인 공식은 만들기 어렵다.
같은 종류의 문화재라도 표면 상태와 오염의 성질이 다를 수 있다.
같은 오염이라도 노화 정도에 따라 세척액에 대한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온도와 젤 두께, 적용량 같은 작업조건도 영향을 준다.
따라서 기존 연구와 처리사례는 중요한 참고자료지만 실제 대상에 대한 사전조사와 시험이 필요하다.
젤을 사용하면 보존처리가 더 과학적인 것일까?
도구가 복잡하다고 보존처리가 더 과학적인 것은 아니다.
젤이 필요하지 않은 오염에 굳이 젤을 사용할 이유는 없다.
마른 세척이나 제한적인 액체 세척만으로 안전하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더 단순한 방법이 적합할 수 있다.
보존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최신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재에 가장 적은 위험으로 필요한 결과를 얻는 것이다.
젤 역시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다.
보존과학자는 젤을 사용하기 전에 무엇을 확인할까?
먼저 제거하려는 오염의 성질과 범위를 조사한다.
그다음 문화재 표면이 젤의 직접 접촉을 견딜 수 있는지 살펴본다.
채색층이나 입자가 약하게 붙어 있다면 세척보다 안정화가 먼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세척액을 결정한 뒤에는 해당 액체와 호환되는 젤 시스템을 검토한다.
시험에서는 젤의 농도와 물성, 접촉시간, 액체 전달량 등을 비교할 수 있다.
실제 적용에서는 작은 범위부터 시작해 표면 변화와 젤에 묻어나는 물질을 계속 관찰한다.
젤을 제거한 뒤에는 잔류물과 색, 광택, 표면 질감의 변화를 확인한다.
즉 젤 세척은 ‘젤을 올려놓고 기다리는 작업’이 아니다.
접촉 전부터 제거 후까지 모든 단계를 통제하는 처리다.
젤 세척에서 기록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젤로 세척함’이라고 기록해서는 미래에 같은 처리를 이해하기 어렵다.
사용한 젤의 종류와 농도, 포함한 세척액의 조성, 적용 위치, 접촉시간 등을 기록할 필요가 있다.
반복 적용했다면 횟수도 중요하다.
처리 전후 사진과 관찰 결과도 남겨야 한다.
세척 후 별도의 잔류물 제거 과정을 거쳤다면 그 방법 역시 기록해야 한다.
이 정보는 나중에 문화재 표면에서 예상하지 못한 물질이 검출되었을 때 과거 보존처리에서 들어온 것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젤을 사용한 세척의 가장 큰 장점은 결국 무엇일까?
핵심은 ‘강한 세척’이 아니라 ‘통제된 세척’이다.
세척액이 필요한 위치에서 작용하도록 하고 주변으로 흐르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접촉시간과 적용범위를 조절하기 쉬워질 수 있으며 자유로운 액체를 많이 사용하는 것보다 문화재 내부로 들어가는 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세척 대상이 국소적이거나 액체 이동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장점은 젤의 종류와 원본 재료, 오염, 세척액이 적절하게 조합되었을 때 얻을 수 있다.
젤을 사용하면 문화재 세척이 안전해진다고 말할 수 있을까?
조건부로만 말할 수 있다.
젤은 액체의 이동을 통제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위험을 없애지는 않는다.
젤 속의 세척액은 여전히 원본과 반응할 수 있다.
접촉시간이 너무 길면 예상보다 많은 액체가 전달될 수 있다.
젤이 약한 표면을 잡아당길 수도 있고 미세한 잔류물이 남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젤의 진짜 의미는 ‘안전한 세척제’가 아니라 ‘세척액을 더 정밀하게 전달하기 위한 시스템’에 가깝다.
124편에서 우리는 물이라고 해서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살펴봤다.
125편에서는 물로 제거되지 않는 오염을 위해 용매의 성질과 선택성을 살펴봤다.
이번 126편에서는 적절한 세척액을 선택한 뒤에도 그 액체가 어디로 얼마나 움직이는지를 통제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전혀 다른 방향에서 나온다.
지금까지의 세척은 물이나 용매 같은 물질을 오염과 접촉시키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액체 세척제를 사용하지 않고 빛의 에너지를 이용해 오염층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는 없을까?
실제로 특정 문화재 보존에서는 레이저를 이용한 세척이 검토되고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레이저는 단순히 오염을 ‘태워 없애는 빛’이 아니다. 빛이 오염층과 원래 문화재에 어떻게 흡수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다음 127편에서는 「레이저로 문화재를 세척할 수 있을까? 빛으로 오염층을 제거하는 원리」를 통해 빛의 에너지가 어떻게 표면 오염을 제거하고, 왜 레이저 세척에서도 정밀한 조건 설정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cho007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